엑스코프리 단일 품목 높은 의존도, 리스크로 지적
엑스코프리 처방 수 확대로 내년 턴어라운드 예상 SK바이오팜이 1분기 371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주범은 판매관리비다.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영업·마케팅이 현지 파트너 없이 단독으로 진행되다 보니 판관비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단일 제품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도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엑스코프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77.1%에서 올 1분기 11.5%포인트나 상승했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적응증(약·수술로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증상) 추가와 판로 확대로 이익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12일 증권가에서 내놓은 추정 실적치를 평균한 결과 올해 SK바이오팜은 약 3383억 원의 매출과 약 538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37% 늘지만 영업손익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 증가에도 영업손실이 나는 건 비용 지출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판관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엑스코프리 미국 직접판매(직판) 체계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엑스코프리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까지 전 과정을 SK바이오팜이 독자적으로 진행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국내 최초 혁신 신약이다. 주요 적응증은 17세 이상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 발작이다.
엑스코프리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5월 미국에 출시됐다. 미국 현지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가 직판하고 있다. 직판은 현지 파트너사나 글로벌 제약사의 판매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제품을 파는 것을 뜻한다.
엑스코프리 매출은 출시 당해 127억 원에서 2021년 782억 원, 지난해 1692억 원으로 세 자릿수 성장을 거듭했다. 같은 기간 판관비도 2020년 2635억 원, 2021년 3014억 원, 2022년 3395억 원으로 불어났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판관비 비중은 지난해 기준 138%다. 2년 전인 2020년 1014%와 비교하면 눈에 띠게 줄었으나 갈 길이 멀다.
2021년 엑스코프리 유럽 허가 마일스톤 1235억 원과 캐나다 기술수출 계약금 260억 원 등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 판관비 비중이 72%로 잠깐 떨어졌는데, 이때도 액수는 3000억 원을 웃돌았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처방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대면 영업 본격화와 영업 인센티브 강화로 영업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직판 채널을 효율화할 수 있는 추가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게 증권업계 시각이다.
추가 아이템으로 엑스코프리 적응증 확장을 우선 꼽을 수 있다. 회사 측은 전신 발작 적응증과 투약 가능 연령층을 청소년까지 확대하기 위한 다국가 3상을 진행 중이다. 엑스코프리 판로도 넓히고 있다. 2020년 5월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유럽 주요 5개국을 포함한 18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 미국 영업사원 대상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고 뇌전증 전문의에서 일반 신경전문의로 엑스코프리 마케팅 대상을 넓히고 있다.
단일 제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로는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과 지난해 초부터 추진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 있다.
희귀 소아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는 3상, 신규 뇌전증 치료제는 'SKL24741' 1상, 표적 항암제는 'SKL27969' 1/2상, 조현병 치료제는 SKL20540 1상 단계에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뇌전증 전용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대표적이다. CNS(중추신경계), ADHD, 우울증, 조현병, 알츠하이머, 항암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디지털 치료제도 개발중이다.
SK바이오팜은 올 4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실적 회복은 내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내년 매출은 4844억 원으로 올해보다 약 43% 늘고 영업이익은 564억 원으로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엑스코프리 처방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엔데믹 시대를 맞아 최근 미국 뇌전증 전문의에서 신경과 쪽으로 마케팅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여기에 따른 판관비 증가가 예상되지만 엑스코프리 매출도 크게 증가해 오는 2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200억 원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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