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 재시동…하나·KB금융, 인수전 뛰어들까

황현욱 / 2023-05-10 13:51:58
롯데카드 인수 시 '하나' 중위권·'국민' 업계 1위 도약
"매력적인 매물이지만…비싼 가격이 문제"
지난해 지지부진했던 롯데카드 매각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할 유력 후보로는 하나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이 꼽히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최근 맥쿼리자산운용과 로카모빌리티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롯데카드가 보유한 로카모빌리티의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됐다. 인수금액은 4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로카모빌리티는 롯데카드의 교통카드 자회사다. 선불 교통카드 단말기 사업자로 '캐시비'를 운영하고 있다. 캐시비는 교통카드 시장에서 티머니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 사업자다.

금융권에서는 로카모빌리티 분리 매각으로 롯데카드 인수전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갖고 있는 롯데카드 지분(59.83%)의 매각가를 2조7000억 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롯데카드 지분구조. [그래픽=황현욱 기자]

롯데카드는 지난해에도 시장에 나왔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시장에선 이번에는 매수자가 나올 것 기대하며 유력 후보로 하나금융과 KB금융을 거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진행한 롯데카드 매각 예비입찰에 유일하게 참여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3조 원의 매각가가 과도하다고 판단, 중도에 물러났다. 

그런 만큼 가격이 내려가면 다시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탐내는 건 하나카드가 카드 시장에서 하위권이라서다. 하나카드는 전업카드사 9곳 중에서 점유율 8위에 머물러 있다. 

▲2022년 카드사 시장 점유율. [그래픽=황현욱 기자]

지난해 국내 카드사 신용카드 점유율(개인 신용 기준)은 △신한카드 19.6% △삼성카드 17.8% △현대카드 16% △국민카드 15.4% △롯데카드 9% △NH농협카드 7.2% △우리카드 6.6% △하나카드 5.8% △BC카드 2.6% 순이었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하나카드와 합병할 시 하나카드의 점유율 예상치. [그래픽=황현욱 기자]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하나카드가 롯데카드와 합병하면 업계 중위권까지 올라설 수 있다. 하나금융 과제인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개선'도 해결될 수 있다. 은행을 제외한 △카드 △보험 △증권 등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들은 업계에서 중소형사로 분류되는 형국이다. 합병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하나금융그룹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냐"며 "취약한 손님 기반을 비롯한 우리의 약점을 보완하되 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을 포함한 모빌리티·헬스케어·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도 롯데카드 인수 후보로 꼽힌다.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은 신년사에서 "2023년 복합 위기는 모두의 위기임과 동시에 모두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우리의 나침반인 고객을 따라 '1등 카드사'로 도약하는 전환점으로 만들자"고 독려했다.

국민카드가 업계 1위가 되려면 '롯데카드 인수'가 최선책이다. 

▲KB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국민카드와 합병 시 국민카드의 점유율 예상치. [그래픽=황현욱 기자]

KB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국민카드가 롯데카드와 합병하면 점유율(지난해 기준) 24.4%로 신한카드를 제치고 업계 1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다만 매각가가 역시 문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이 2~3조원 가량의 돈을 내면서 인수할 만한 매력이 롯데카드에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금융그룹도 선택지로 거론된다. 우리은행이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 중인 2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2대 주주는 인수 여부 '우선검토권'을 부여받는다. 우선검토권은 MBK파트너스가 특정 원매자와 매각가에 합의되면 해당 가격에 인수 가능한 여부를 우선 검토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현재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다.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려면 롯데카드 인수가 아닌 증권사·보험사 인수가 가장 시급하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로선 증권사나 보험사 인수가 최우선"이라면서 "이미 우리카드가 있는 상황에서 롯데카드를 인수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롯데카드가 새 주인을 찾기 위해서는 결국 가격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몸집이 작아졌지만, 매각가는 여전히 비싼 수준"이라며 "아무리 좋은 매물이더라도 가격이 비싸면 매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이 2조 원 아래로 내려오면 인수합병(M&A)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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