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왕·삼립호떡 20% 이상…장바구니 부담 상승
"출고가 조정 전무…할인 프로모션 없어진 영향"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월 28일 주요 식품업체 대표들을 불러 모아 간담회를 열고 가공식품값을 올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럼에도 2개월 새 가공식품 다수 가격이 뛰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졌다.
이 때문에 정부의 물가 안정 협조 요청이 사실상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8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 종합 포털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206개 가공식품 중 124개(60.2%)의 4월 판매가격이 지난 2월보다 평균 7.2% 올랐다.
참가격은 전국 500여 개 판매점(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백화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 판매가를 격주 조사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판매가는 공급가, 납품가 등이 아닌 소비자가 실제 구매하는 가격이다.
참가격에서 가격 인상폭이 가장 큰 제품은 먹는 샘물인 '삼다수(500ml 20페트 묶음)'다. 33.2%(3362원) 뛰었다. 다만 2월 평균 판매가격엔 편의점이 제외돼 있어 실제 인상률은 이보다 낮을 수 있다.
삼다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생산하고 광동제약이 판매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삼다수 출고가 조정됐다. 2월 1일 자로 제주는 평균 9.7%, 다른 지역은 9.8% 올랐다. 2018년 이후 5년 만의 인상이라고 한다.
2위는 '사조참치 살코기 안심따개(4캔 묶음)'. 5760원에서 7480원으로 29.9%(1720원) 올랐다. 이어 '마주앙 레드(750ml) 28.7%(2900원), '삼립호떡 미니꿀호떡(16개입)' 23.3%(742원), '삼다수(2L 6페트 묶음)' 23.3%(1525원), 롯데웰푸드 '롯데 월드콘 바닐라(160ml)' 21.4%(241원) 순이었다.
76개 가공식품의 판매가는 인하됐다. CJ제일제당 '백설 식용유(1.5L)'는 7457원에서 6313원으로 15.3%(1144원), 대상 '청정원 미원 맛소금(500g)'은 2579원에서 2228원으로 13.6%(351원) 내려갔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을 무시한 건 아니라고 얘기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 후 출고가 인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 판매처별 할인 프모로션이 진행되면서 일부 상품의 판매가격이 2월에 낮게 형성됐다가 본래 수준으로 돌아간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 요청보다 앞선 시기 이뤄진 가격 인상이 장바구니 물가에 뒤늦게 반영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은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음에도 이를 완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오히려 실적에 손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운영 중인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에 따르면 국제 곡물가격은 지난해 5, 6월을 최고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대두는 1톤당 540달러로 1년 전 가격보다 12.5% 하락했지만 3년 전에 비해 74.9% 올랐다. 옥수수도 1톤당 257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8.7% 내려갔지만 3년 전 대비로는 106.1% 올랐다.
그런 만큼 식음료 상위 업체들의 수익성은 좋지 못한 편이다. 2022년 연매출 상위 10곳 중 7곳의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후퇴했다. 매출 원가율은 10곳 모두 상승했다.
매출원가율은 전체 매출에서 원재료비·인건비·제조경비 등의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과 함께 수익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영업이익률은 높으면 높을수록, 매출원가율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10곳의 지난해 평균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1.5%포인트 상승한 73%, 평균 영업이익률은 0.5%포인트 하락한 5.7%로 집계됐다.
A 식품사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 극복을 위한 뚜렷한 해법은 가격 인상이지만 정부가 식품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에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할당관세 추가 발굴과 연장 적용 등으로 식품업계의 제조비용 부담 완화를 약속했지만, 식품업체들은 부정적이다. 기업이 받는 실질적 혜택이 미미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할당관세는 원활한 물자 수급 또는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입을 촉진할 필요가 있거나 수입가격이 급등한 물품 등의 국내가격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일정한 수량에 한해 기본세율보다 인하된 관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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