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리튬 국유화에…배터리·자동차업계 타격받을까

김해욱 / 2023-05-08 15:45:51
국제 리튬 가격 9% 상승…배터리 가격 급등 '위험'
당장 타격은 크지 않을 듯…"이미 리튭 공급 장기계약 맺어"
"2030년쯤부터 비용 부담으로 전기차 가격 상승할 수도"
칠레 정부가 최근 자국 내 리튬 광산의 국유화를 선언해 국제 리튬 가격이 급등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라 국내 배터리·자동차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미 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어둔 상태라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한다. 

8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국제 탄산리튬 가격은 톤당 18만 위안으로 전주 대비 8.7% 올랐다. 리튬 가격이 이 정도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6개월 여만이다.

리튬 가격 급등은 세계 1위 매장국인 칠레 정부가 지난 6일 '리튬 국유화'를 공식 선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칠레 정부는 올 하반기 의회에 리튬 관련 국영기업 설립안을 상정하고 리튬의 탐사와 채굴에서부터 생산, 배터리 재활용까지 리튬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국영 기업을 만들 계획이다.

이로 인해 향후 리튬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적잖다. 칠레처럼 리튬이 많이 생산되는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도 국유화를 추진 중이란 소식이 시장에 불안감을 더했다. 

▲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리튬 기업 SQM 광산에서 트럭 한 대가 리튬을 처리하는 염수 웅덩이 사이를 지나고 있다. [AP 뉴시스]


칠레 정부의 리튬 국유화 선언과 리튬 가격 급등은 국내 배터리·자동차업계에겐 악재다. 

다만 배터리업체들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국내 배터리3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배터리 완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계약을 주요 고객사인 자동차 업체들과 체결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자칫 비용 부담이 커질 순 있지만, 당장은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칠레 정부와 장기적인 리튬 공급 계약이 체결돼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칠레 정부의 국유화 선언이 기존의 업체들과 체결한 리튬 계약을 무효화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존 계약은 2030년이나 2035년까지 장기인 경우가 많아 당장 큰 영향이 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030년 즈음에야 리튬 가격 상승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장기 계약을 했더라도 미래의 수급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 단기적으로도 가격에 소폭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배터리 원재료에 대한 무기화가 진행된다는 것은 분명한 악재 요인"이라며 "지금부터 조금씩 배터리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향후 자동차 업체에서 수익률 방어를 위해 전기차 가격 상승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차는 리튬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전기차 가격 상승은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나의 원자재 가격이 갑자기 올랐다고 해서 제품의 가격 상승을 그에 맞춰 빠르게 반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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