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회생절차로 외상매출채권 들통날까봐 은폐 지시
타이이스타젯 朴대표…李와 설립때부터 불법 공모
2021년 檢, 朴조사후 쉽게 풀어줘 '봐주기 논란'도
이스타항공 배임 사건 후 文사위 수사 본격화할 듯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전 의원이 자신이 만든 이스타항공의 경영위기로 태국 저가항공사 타이이스타젯과의 부정 거래가 들통날 상황에 처하자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타이이스타젯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서모 씨가 특혜로 취업했다는 의혹을 받는 곳이다.
이 전 의원은 과거 자신이 서 씨 특혜 취업의 배후로 지목되자 "이스타항공이 타이이스타젯에 투자한 사실이 없다. 타이이스타젯은 이스타항공과 무관한 회사"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UPI뉴스가 4일 입수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타이이스타젯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이 전 의원으로 보고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이스타항공은 2020년 7월 제주항공으로의 기업 매각이 수포로 돌아가고 코로나19 탓에 항공 영업이 전면 중단되자 경영실적이 급격히 나빠지는 지경에 처했다. 결국 그해 8월부터 기업회생을 준비하게 된다.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권찬혁)는 '이 전 의원이 이스타항공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되면 타이이스타젯 설립 자금으로 쓴 이스타젯에어서비스 외상매출채권 71억 원이 남게 되고 이럴 경우 타이이스타젯 설립 사실이 들어날 것을 우려해 이를 소멸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스타젯에어서비스는 태국에서 이스타항공 티켓을 주로 판매해온 회사로 타이이스타젯을 소유하고 있다. 박모 씨가 대표로 있는데, 이 전 의원과 타이이스타젯을 설립한 동업자 관계라 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그간 "타이이스타젯은 이 전 의원이 차명으로 보유한 회사"라며 "회사 설립에 이스타항공 돈이 들어갔다"고 주장해왔다. 노조는 증거로 이스타젯에어서비스 외상매출채권(71억 원)을 제시했다. 검찰 수사 결과 노조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의원 뿐 아니라 박 대표도 외상매출채권 보유사실이 들통날 것을 우려했다. 박 대표는 마침 이스타항공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이 발행한 100억 원짜리 전환사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는 이스타홀딩스가 전환사채를 이스타젯에어서비스로 넘기는 대신 이스타젯에어서비스가 보유한 타이이스타젯 주식 99%를 가져가는 맞교환을 이 전 의원에게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외상매출채권 보유 명분이 추가돼 설립 흔적을 지울 수 있다. 이 전 의원은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이스타항공이 발행한 100억 원 짜리 전환사채를 자신이 사실상 지배한 페이퍼컴퍼니 A사를 거쳐 이스타젯에어서비스로 넘겼다.
그렇다면 이 거래에서 A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당시 A사는 이스타홀딩스가 발행한 28억2000만 원 짜리 채권을 갖고 있었다. 이스타항공이 발행한 전환사채가 이스타홀딩스에서 A사로 넘어가면서 채권은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전환사채 금액은 100억 원에서 65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 전 의원은 65억 원짜리 전환사채를 이스타젯에어서비스가 갖고 있는 타이이스타젯 지분 49%과 맞바꿨다. 이 전 의원으로선 이스타항공 전환사채 100억 원을 A사로 넘기는 수법이 28억 채권과 함께 이스타젯에어서비스와의 채무 관계를 동시에 청산할 수 있는 '일타쌍피' 카드였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계열사 간 거래되는 전환사채는 특수관계인 채권이기에 면책되거나 낮은 금액으로 변제되는 사실상 재산적 가치가 없는 채권인 걸 알면서도 무리하게 거래를 진행해 이스타항공과 A사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공소장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타이이스타젯 박 대표의 역할이다.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재무담당 임원 등은 "태국에 이미 10여개의 저비용항공사(LCC)가 운영 중이고 그 태반이 적자상태이기에 설립해선 안 된다"며 이 전 의원을 만류했다.
이 전 의원은 그러나 이들의 뜻을 물리치고 타이이스타젯 설립을 강행했는데, 검찰은 그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표는 회사 설립 자금 운용 등 초기부터 설립에 깊숙이 개입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검찰은 태국에서 자진 입국한 박 대표를 한 달 가량 조사하고 그냥 풀어줬다.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이 전 의원과 박 대표 모두 기소했다.
검찰은 박 대표가 이스타젯에어서비스 법인 돈을 태국 바트화에서 원화로 '불법 환치기' 했다고 보고 박 대표에게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2011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박 대표가 태국 현지에서 자신의 부인 명의 한국 원화 통장으로 36억 원 상당의 돈을 환치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스타항공 배임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서 씨의 특혜 취업 의혹을 집중 들여다볼 계획이다. 현재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되는 과정과 서씨 취업 간 대가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