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업체들 경기부진·자금경색으로 우울 부동산경기 침체로 국내 건설업계 양극화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시장이 물량이 줄고 수요가 위축되면서 소형 건설 업체들의 입지마저 위협하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서도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등 10대 건설사들은 대부분 지난해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공사비·원자재·인건비 등의 상승 압박에도 사업 다각화와 해외 수주를 통해 영업이익과 현금성 자산을 늘렸다.
현대건설은 1분기 영업이익(1735억 원)과 매출(6조311억 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 45.5% 늘어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1분기 영업이익(2920억 원)과 매출(4조6000억 원)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88.4%, 52.4% 증가했다. GS건설도 1분기 영업이익(1590억 원), 매출(3조5130억 원)으로 각각 3.9%, 47.9% 늘었다.
하지만 중소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시장 파이가 줄고 일감이 감소한 탓에 더 치열해진 수주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호소한다. 일부 업체들은 "가뜩이나 영업력이 부족한 상황인데 중대형 건설사들이 과거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소규모 공사에까지 요즘엔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일감을 뺏어가니 중소 업체들은 더 힘들어진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국내 건설수주액은 총 13조4494억 원이다. 이는 올해 1월(20조5652억 원) 대비 34.6%, 지난해 2월(14조1011억 원)보다 4.6% 각각 감소한 수치다.
공공·민간 분야 모두 건설수주액이 3년 연속 감소세다. 공공분야 수주액은 2021년 4조4028억 원→지난해 2월 4조1298억 원→올해 2월 3조9960억 원(-3.2%)으로 줄었다. 민간분야 수주액도 2021년 2월 9조652억 원→지난해 2월 9조9713억 원→올해 2월 9조4534억 원(-5.2%)으로 줄어들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체 수주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데, 대형 건설사들이 중소 업체 일감까지 뺏어가니 견뎌낼 수 있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급등한 자재비·공사비 등도 중소 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체들은 인상된 비용을 견적에 반영하려고 하지만, 건축주들이 인상 전 수준으로 예산을 맞추려고 해 입장차를 좀처럼 좁히질 못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 소규모 주택 공사를 주로 하는 A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선 철근·금속·목재 등 자재비가 30% 넘게 오르고 인건비도 따라 많이 올랐는데 건축주 예산엔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감이 줄고 있는 점을 걱정했다. 그는 "주택 경기 하락으로 소형 주택 건축 수요가 급감했다"며 "공사비 인상이 부담돼도 일감이 계속 이어지면 버텨낼 수 있는데 수요가 급감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다세대·연립 같은 빌라를 주로 짓는 B 건설업체 관계자는 악화된 자금 경색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부동산 프로젝프파이낸싱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권이 대출문을 닫아 올해부터 신규 대출이 불가능해졌다"며 "기존 대출만 계속 연장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버티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갭투자 부작용과 전세사기 피해까지 확산해 업계에 타격이 크다"며 "주택수요가 실종된 상황이 장기화되면 업체는 문을 닫는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건설업체들의 폐업 신고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1~4월 폐업 신고 건수는 건설업계 전체가 1212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종합공사업종은 153건, 전문공사업종은 1059건에 각각 달한다. 이는 지난해 1~4월과 비교하면 전체 19.2%, 종합공사업 50%, 전문공사업 15.7% 각각 증가한 규모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 연구위원은 "정부가 물가 상승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공공 발주 예산·물량을 줄이면서 중소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방 중소 업체들은 토목 공사에 많이 참여하는데 경기 부진과 일감 감소가 계속되면 금융신용이 경색되는 상황이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박정식 기자 pj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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