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결제 늘수록 보험사 수수료 부담 커져" 보험료는 은행 계좌를 통한 자동이체뿐 아니라 신용카드로도 납부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신용카드 납부율이 매우 저조하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부터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비율을 공시하도록 해 카드 납부를 유도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이 최대한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보험료를 카드로 낼 경우 보험사 측이 카드수수료 부담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 18곳 평균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수는 3.9%를 기록했다. 보험계약 100건 중 4건 정도만 카드 수납을 받는다는 얘기다.
신용카드납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 가운데 카드 결제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험사가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는 비율을 수치화한 것이다.
보험사별로 보면 라이나생명이 33.9%를 기록하며 생보사 중에서는 압도적으로 카드 수납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AIA생명(21.5%) △KB라이프(15.3%) △처브라이프(9.9%) △신한라이프(9.5%)가 뒤를 이었다.
주요 생보사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입할 수 있는 상품이 아예 없는 상황이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카드납지수가 0.2%에 불과하다.
손해보험사 16곳 평균 신용카드납 비율은 30.3%를 기록했다. 생보사보다는 높지만, 100건 중 30건만 카드 수납이 가능한 수준이다.
손보사 중에서는 캐롯손보가 96.3%를 기록하며, 생·손보사 중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AXA손보(79.5%) △에이스손보(70.9%) △하나손보(57.9%) △AIG손보(47%)로 나타났다.
손보사 빅5 중에서는 삼성화재(36.4%)가 신용카드납 비율이 높았다. 그 뒤로 △DB손보(34.1%) △현대해상(33.6%) △KB손보(30%) △메리츠화재(20.2%) 순으로 나타났다.
손보사의 보험료 신용카드 납입의 상당수는 자동차보험이 차지한다. 자동차보험료가 고액인 만큼, 할부 거래나 제휴 카드를 활용해 할인 혜택을 누리려 소비자 대다수가 신용카드로 납부한다. 그로 인해 손보사는 생보사에 비해 신용카드납 비율이 높은 편이다.
보험사가 카드 수납을 주저하는 배경에는 '수수료' 문제가 있다.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입 할 경우 보험사는 카드사에 2% 안팎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즉, 카드 결제가 늘어날수록 보험사는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일반 제조업 상품과 보험료 납입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다"면서 "매월 카드납을 허용할 경우 보험사의 비용 부담이 꽤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보험사의 사업비 증가로 연결돼 보험료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진다는 의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요청하면 카드 수납이 가능하지만, 카드 납부를 장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카드 납부 시 수수료 문제가 있어 자동이체 계좌 납부가 기본 프로세스로 지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되도록 소비자들이 은행 자동이체로 보험료를 납부를 유도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들은 소비자가 자동이체를 택할 경우 2% 가량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카드사가 가져갈 수수료를 소비자들에게 혜택으로 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편익을 위해 '신용카드 보험료 납부'를 두고 카드사와 보험사가 별도의 계약을 체결해 수수료율을 조정해야 한다고 권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신용카드가 정상적인 결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보험료를 납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카드사가 보험사가 별도의 계약을 체결, 서로 양보해 수수료를 조정하면 자연스럽게 보험료 카드 수납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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