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수억 사용료 지불 의혹…직원사용 거의 없어
현 소유자는 회사 고문 출신 부인의 페이퍼컴퍼니
월 1320만원, 3년간 임대…회사 경영진 배임 논란
BTS, 김태희·비의 광고CF 촬영공간으로 사용된 곳 헬스케어 안마의자 기업 바디프랜드 경영진이 배임 의혹에 휩싸였다.
바디프랜드는 회사 대주주인 강모 전 이사가 사실상 별장으로 쓰는 곳을 직원 연수시설 용도로 빌려 지난 수년 간 수억원의 사용료를 지불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하지만 직원 연수시설로 쓰인 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집은 강 전 이사와 특수 관계인 이 회사 임원 출신의 관계사가 3년 전 매입한 뒤 매달 1000만원이 넘는 임대료를 받고 있어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 관계사는 페이퍼컴퍼니로 보이는데, 강 전 이사와 사전에 설립 문제를 협의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가평대로 ○○○. 이 문제의 주택은 과거 MT 명소로 불리는 대성리에 있다. 주택 단지 아래로 북한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등 경치가 빼어나다. 바디프랜드 내에서 '프랜드 아트 갤러리'로 불리는 이 장소는 주택 단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강 전 이사는 지난 2016년 6월 경매로 이 집을 샀다. 낙찰가는 18억1500만원. 감정가 대비 절반 수준이었다. 집은 2019년 증축돼 A, B동으로 구분등기됐다. 1년 뒤인 2020년 7월 무렵엔 소유권이 넘어갔다. 'PSY홀딩스'라는 회사가 매수했다.
PSY홀딩스는 소유권 이전 두달 전인 2020년 5월 설립됐다. 등기이사는 서울 서초구에 사는 박모씨다. 박씨는 바디프랜드 부회장과 회사 고문을 지낸 함모씨 부인이다.
사명 'PSY'는 박씨의 영문이름 이니셜로 추정된다. PSY홀딩스는 1인 등기이사 체제인데다, 등록 주소지가 대성리 '프랜드 아트 갤러리'로 돼 있다. 또 설립된 뒤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여러 정황상 페이퍼컴퍼니로 보인다.
강 전 이사는 바디프랜드 창업주 조경희 전 회장 첫째사위로 창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지난해 말 기준 두번째로 많은 회사 지분(38.77%)을 가져 실질적 오너라는 이야기도 있다.
강 전 이사는 현주컴퓨터 관련 소송으로 분쟁 중이던 2000년대 중반 함씨와 '의뢰인-변호인' 사이로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함씨는 서울동부지청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로 2014년 방송통신심의위원을 지냈다.
강 전 이사는 왜 함씨 부인 소유 법인에게 집을 팔았을까. 2020년 6월 법원 강제경매개시 결정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강 전 이사는 당시 충남 모 지역 땅을 놓고 공주에 사는 황모씨와 소송을 벌였다가 패소했다.
한 경매전문가는 이날 "법원이 황씨 손을 들어주면서 강 전 이사 명의 가평 집이 강제경매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지자 강 전 이사가 함씨측에게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게 한 뒤 소유권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각종 법률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는 2020년 7월부터 PSY홀딩스로부터 이 집을 임차했다. 임대인이 강 전 이사에서 PSY홀딩스로 바뀌었을 뿐 용도(직원 연수시설)는 같다. 사용료는 매달 1320만원이고 계약기간은 3년으로 알려졌다. 총 4억 7520만원이다.
건물관리비는 별도다. 건물 관리도 바디프랜드측이 직접 한다. 한 직원은 "오너 일가가 주로 사용하는 사실상 별장에 회사가 매년 억대 사용료를 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문에는 강 전 이사 집을 페이퍼컴퍼니가 사주고 해당 대출 이자를 바디프랜드 임대료로 대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전했다.
집을 넘겨받은 PSY홀딩스는 KB국민은행 논현동지점에서 대출을 받았다. 이곳에 공동근저당권은 24억1200만원 설정됐다. 통상 대출액의 120% 수준으로 근저당권이 설정되기 때문에 추정되는 대출액은 20억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 전 이사가 2016년 집을 낙찰받은 뒤부터 회사가 줄곧 사용료를 내왔고 2019년 일부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공사비도 회사가 대납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PSY홀딩스에 지불하는 1년 임대료(1억 5840만원)를 강 전 이사에 적용하면 2016년부터 대략 4년 간 6억 3360만원이 나간 것이다. 양쪽을 합치면 10억원이 넘는다.
직원들이 문제의 집을 연수시설로 사용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강 전 이사가 낙찰받은 2016년 이후 임원회의가 한두 차례 열렸을 뿐이다. 회사 내부 관계자는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10월 직원들이 딱 한번 사용한 걸로 안다"고 전했다.
인근 지역 주민들도 바디프랜드 직원들이 대성리 집을 오가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인근 한 주민은 "한대당 수억원씩 하는 슈퍼카만이 지나갈 뿐 평일에는 인기척이 없고 이따금씩 주말에만 불이 켜져 있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집은 바디프랜드 전속모델로 활동한 BTS와 김태희·비 부부의 광고CF 촬영공간으로 사용된 바 있다.
이 집의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A동은 사무소와 단독주택, B동은 소매점으로 신고됐다. 일반 주택을 본래 목적과 달리 직원 연수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은 건축법 위반이다. 건축법상 연수원은 29개 용도 중 교육연구시설에 속한다. 이 때문에 관련 규정에 의거해 지방자치단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당 관청에 확인 결과, 이 주택은 연수시설로 등록되지 않았다.
바디프랜드는 배임 문제 등에 대해 "관련 의혹은 개인정보와 관계돼 있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함씨는 PSY홀딩스의 주택 매입과 관련해 "나중에 통화하자"며 전화를 끊었다. 그는 "지난해 말 회사 고문직을 그만두고 쉬고 있다"고 했다.
바디프랜드는 2019년 사내직원들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당시 회사는 직원들에게 건강증진 프로그램 참여를 강요하고 연장근로수당과 퇴직금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물의를 빚었다. 같은 해 청소년용 안마의자를 홍보하면서 키 성장이나 학습능력 향상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거짓·과장 광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 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함씨를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강 전 이사는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UPI뉴스가 관련 취재에 들어가자 바디프랜드는 사내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에게 연수원 사용을 독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서창완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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