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커피 시장 진출하려 하지만 이미 레드오션
마케팅전문가 사장 발탁 동시에 이물질 악재까지 커피 믹스 시장에서 압도적 1위에도 불구하고 시장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서식품이 이물질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동서식품은 커피 믹스 일부 제품에 이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돼 이들 제품을 회수하기로 했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18일 창원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샘플링 과정에서 맥심 모카골드 등 8가지 제품에 실리콘 조각이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리콘 조작은 커피 제품 생산과정에서 식품 제조 설비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동서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물질 발견 사실을 신고하고 자발적 회수에 나선다고 밝혔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실리콘 조각은 가루 형태가 아닌 2∼4mm 크기의 고체로 커피 믹스를 물에 타면 물보다 무거워 가라앉는다. 따라서 고객이 커피를 마신 이후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창원과 인천 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동서식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동서식품, 커피믹스 시장 압도적 1위에도 시장 정체로 고전
동서식품은 ㈜동서와 미국의 대형 식품기업 몬델리즈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한 합작회사다. '맥심' '카누' 등으로 커피 믹스 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는 압도적 1위 기업이다. 그러나 동서식품의 주력 시장인 커피 믹스 등 조제 커피의 시장 규모는 2017년 이후 정체 상태에 빠져있다. 이에 따라 동서식품의 실적도 매출 1조5000억 원대, 영업이익 2000억 원대에 갇혀 좀처럼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캡슐 커피 시장 진출 노리지만, 네슬레가 버티고 있어
동서식품이 커피 믹스를 대신할 신사업으로 꼽고 있는 것은 캡슐 커피다. 캡슐 커피 시장은 홈카페, 오피스카페 문화가 확산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1000억 원을 돌파했고 코로나 사태 이후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져 지난해 캡슐 커피 시장 규모는 4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캡슐 커피와 커피머신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하며 준비를 해 온 동서식품은 최근 첫 캡슐 커피 제품인 '카누 바리스타'와 '카누 바리스타 커피머신'을 출시했다. 다만 동서식품이 캡슐 커피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보일지는 회의적이다. 우선 국내 캡슐 커피 시장은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가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길목을 지키고 있다.
더구나 동서식품은 지난 2011년 합작사인 몬델리즈가 보유한 캡슐 커피 브랜드 '티시모'를 가지고 캡슐 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네슬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철수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또 SK매직과 청호나이스 등 렌털업체들도 잇따라 캡슐 커피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미 레드 오션으로 변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구나 동서식품의 이미지가 커피 믹스에 각인돼 있는 것도 캡슐 커피 시장이라는 새 시장에서는 단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합작사 문제로 해외 진출도 어려워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는 동서식품이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 진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것 역시 만만치 않다. 동서식품은 몬델리즈와 합작형태로 설립돼 있는데 한국을 제외한 지역의 판권은 몬델리즈가 보유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글로벌 시장 개척은 원천적으로 봉쇄돼있는 셈이다.
캡슐 커피 시장 공략에 바쁜데 이물질 악재 터져
동서식품은 최근 인사에서 김광수 마케팅 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1985년 동서식품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동서식품에 몸담은 인물이다. 특히 마케팅 전문가로 유명하다. 커피 믹스 '맥심'을 내놓을 때는 '커피는 맥심'이라는 간결한 광고문구로 이목을 끌었고 '카누' 출시 때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슬로건으로 성공에 일조했다.
마케팅 전문가를 사장으로 발탁하면서 캡슐 커피 공략에 나선 동서식품. 불행하게도 때를 맞춰 터진 이물질 사태는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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