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김재원 '실언'에 "원망 커…金, 강단 필요"
신평 "대표에 막말할 건 아냐"…유상범 "洪 그만"
산불 중에 김진태·김영환, 골프연습·술자리 참석 국민의힘이 '봉숭아학당'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자중지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김기현 대표 리더십이 불안한 게 문제다. 당권을 쥔 수장으로서의 영(令)이 서지 않고 있다. '낮은 인지도·친윤 대리인'이라는 평가가 작용한 탓이 적잖다. 김 대표 자체의 한계다. 그러나 외부 요인도 상당하다.
우선 새 지도부 일부 구성원의 '럭비공 스타일'이 꼽힌다. "전광훈 목사가 우파를 통일했다"는 김재원 최고위원, "제주4·3 사건은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태영호 최고위원의 발언은 당 안팎의 논란을 부르고 있다.
선배 당대표 출신들의 '지적질'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은 김 대표를 대놓고 저격했다. 빌미가 됐던 '전광훈 논란'은 일례에 불과할 수 있다. 제2, 제3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4일 "친윤계 일색 지도부가 출범하고 보수층 중심의 정책과 행보를 추진하면서 비윤계 진영에서 반발과 불만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는 여건"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기현 지도부가 지지율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계속 공격받고 고전할 것"이라며 "총선에 대한 우려가 번지면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김 최고위원의 잇단 실언에 "같이 일하는 최고위원이지만 좀 원망스러움이 크다"고 말했다. 현 지도부에서 김 최고위원을 공개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대표로서는 강단이 필요하다"며 김 대표를 압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재범이다. 처음에 그런 일이 있었을 때 엄중 경고라든가 신속하고 강도 높은 조치를 했다면 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었을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김 대표를 지원사격하거나 감싸는 발언도 나왔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CBS 라디오에서 "전광훈 목사가 우리 당 당원인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홍 시장에게 "이번에 이 정도 했으면 그만 멈춰도 되지 않겠냐"라고 주문했다. "왜 친구에 나오는 영화처럼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라는 것이다. 그는 "당이 전 목사에게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당에 영향을 미쳐도, 개딸들이 민주당에 들어와 권리당원으로서의 영향을 미치는 것에 비하면 훨씬 적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전날 MBC라디오에서 "김 대표가 홍 시장과 설전을 벌인 건 홍 시장이 너무 심하게 김 대표를 아주 무력한 당대표로 폄훼, 반발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변호했다. 또 "홍 시장은 한 번씩 말이 과하다"며 "자기 당의 대표에 대해 그런 막말을 할 건 아니다"고 비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왜 우리 당은 지지율이 폭락하는지 검토해 봤느냐"며 "당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또다시 총선을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썼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공천권을 갖고 제3자(전 목사)가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지만, 또 지방자치 행정을 맡은 사람(홍 시장)은 그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홍 시장은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그(전 목사) 밑에서 잘해 보세요"라고 비꼬았다.
이준석 전 대표는 김 대표를 수시로 때린다. 이 전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보수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정당이라고 하면 더더욱 정교분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양희 당윤리위원장 등의 조기 사퇴에 대해 "김재원, 태영호 건 처리해야 (하는 때문이다)"이라고 빈정댔다.
전날엔 4·3 추념식에 불참한 김 대표를 향해 "기본으로 (참석)해야 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소속 일부 지자체장은 대형 산불이 이어지는 엄중한 시국에 음주나 골프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가뜩이나 당이 민심 이탈로 애를 먹고 있는데, 눈치 없는 지자체장이 부채질을 하는 형국이다. 김 대표로선 엎친데 덮친 격이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30분쯤 춘천의 한 골프 연습장을 방문해 30여 분간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김 지사는 속초에서 식목일 행사를 마치고 도청으로 복귀하던 중 골프 연습장을 찾았다고 한다. 당시 홍천에서는 산불 진화 작업이 2시간 가량 진행되고 있었다.
논란이 일자 김 지사 측은 이날 "산불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으로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제천시 봉황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 21㏊를 태우고 하루 뒤 오전 9시 30분쯤 진화됐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이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지난달 30일 밤 화재 현장과 차량으로 20여분 떨어진 충주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비공식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산불 현장에는 방문하지 않아 도마에 올랐다.
김 지사는 전날 기자들에게 "산불 현장에 가면 여러 혼선이 있을 수 있다"며 "옥천 산불 현장도 찾지 않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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