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코로나 치료제 특허 출원 좌초…상폐 결정타 되나

김기성 / 2023-03-22 14:40:40
매출 20% 넘는 연구개발비 투자 허사 될 듯
오너·핵심 임원의 배임 횡령…상폐 가능성도
주가 급등기 분석보고서 못낸 증권사도 문제
고점대비 12분의1 수준 폭락…개미들 한숨만
실적 악화와 주가 폭락 그리고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혐의라는 겹악재 속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기대를 포기하지 않았던 신풍제약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신풍제약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의 특허 출원 신청을 특허청이 거절한 것이다.

특허청 "통상의 지식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발명할 수 있어"

신풍제약은 2021년 3월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가 코로나19 등에 억제 효과가 있다는 내용으로 특허청에 특허를 출원했다. 그러나 특허청은 지난 21일 피라맥스와 동일한 성분이 에볼라바이러스 등에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는 내용이 학술지에 발표됐다며 새로운 발명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기술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도 쉽게 발명할 수 있는 것이므로 특허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풍제약은 특허청의 거절 결정으로 다 끝난 것이 아니라 절차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상에서 유효성이 입증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임상3상은 현재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약업계의 해석은 비관적이다. 특허가 거절됨에 따라 임상3상 이후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특허를 보호받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피라맥스의 말라리아 치료 목적 특허는 2024년 만료된다. 따라서 내년 이후 복제약이 등장해도 신풍제약이 자사의 기술로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설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도 시장 장악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신풍제약 사옥 [뉴시스]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 허사 되나?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올인'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대규모 투자를 지속했다. 매출의 20%가 넘는 규모였다. 실적은 2021년 3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에는 영업손실이 335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풍제약의 재무상태를 보면 부채비율은 10%대에 불과하고 유보율도 1000%를 넘는다. 그 비결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라는 호재로 주가가 급등하자 자사주를 대규모로 매각해 2154억 원의 거금을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신풍제약이 자사주를 팔아 확보한 현금이 120년 치 순이익에 달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신풍제약의 일반주주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신풍제약의 소액주주는 코로나 이전만 해도 1만7000명 수준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치료제라는 호재를 타고 '묻지마 투자' 광풍이 불면서 소액 주주가 18만 명으로 늘어났다. 개미 투자자들이 모여들자 자사주를 매각해 돈을 긁어모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그런데 임상3상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특허청으로부터 특허 신청 거절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오너 일가, 핵심 임원-상장 폐지 가능성도 대두

검찰은 지난 15일 신풍제약 창업주인 고 장용택 전 회장의 아들인 장원준 전 대표를 기소했다. 이들은 의약품 원재료 납품업체와 거래대금을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92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회사의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공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이 오너 일가의 승계 작업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혐의들이 횡령·배임에 해당하는 것으로 상장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개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신풍제약 급등에도 분석자료 하나 못 낸 증권사도 문제

신풍제약은 원래 인지도가 높은 제약사가 아니었다. 주로 전문의약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대중은 물론 주식 투자가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회사 규모도 1년 영업이익이 50억 원 수준에 맴돌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코로나 광풍이 불면서 시가총액이 10조 원을 넘어 코스피 기준으로 시가총액 30위 권에 들기도 했다. 또 하루 거래대금이 2조5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코스피, 코스닥을 통틀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몸집이 커지자 자연히 MSCI 한국지수에 포함되고 FTSE 지수에 편입되면서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이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신풍제약을 사들인 것도 주가 폭등을 부추겼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우리 증권사들의 분석 능력이다. 1년도 채 안 돼 주가가 30배 폭등하는 데도 신풍제약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는 한 군데도 없었다. 개미 투자가들은 거저 소문만 듣고 신풍제약으로 몰려들었고 종목을 골라 준다는 주식 리딩방에는 신풍제약으로 한몫 잡으려는 투기꾼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신풍제약 주가는 2020년 9월 25일 21만4000원의 고점을 찍은 이후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2일 신풍제약의 주가는 1만8000원도 지키기 힘겨워 보인다. 고점 대비 12분의 1 수준이다. 배신감을 느끼고 있을 개미 투자가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하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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