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지지층선 유지 79.4%…"사법리스크 없다" 68.1%
비명계, 공천 불이익에 몸사려…개딸 시위도 부담
혁신위, 개딸 공천룰 이어 당헌 80조 삭제 검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퇴진 압박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한 당내 우려는 여전하다. 하지만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잦아드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최근 두 번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달 27일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돼 후폭풍이 거셌다. 또 지난 9일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의 극단적 선택은 큰 악재였다.
고인 유서엔 이 대표를 언급하며 "정치를 내려놓으시라"는 내용이 담겨 파장이 컸다. 이 대표 사퇴론이 번졌다. 민심도 싸늘했다. 사퇴 찬성 여론이 절반 안팎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버티며 고비를 넘겼다. "물러나선 안된다"는 당심이 비빌 언덕이 됐다.
여론조사공정㈜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응답은 51.5%로 과반을 기록했다. "내려놓지 않아야 한다"는 응답은 42.2%였다. 찬반 격차가 9.3%포인트(p)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의 응답, 즉 당심은 딴판이었다. 사퇴 반대가 79.4%로 압도적이었다. 또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있다"는 응답은 59.7%였으나 민주당 지지층에선 "없다"는 응답이 68.1%로 강세였다.
이번 조사는 데일리안 의뢰로 13, 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당심이 견고하니 사퇴론 동력은 떨어지는 흐름이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전날 이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전면적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이를 명분으로 이 대표 자리를 보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은 토론회를 재개했으나 '대선 이후 1년 평가'가 주제였다. 이 대표 거취 등 민감한 현안은 피했다. 사퇴론은 일부 비명계 입에서 간헐적으로 나올 뿐이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단계적 퇴진론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퇴진 시점이) 연말이라고 하는 건 너무 멀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당 상황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타닉호에 빗대 "(연말에는) 거의 침몰 직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친명계들은 사퇴론을 일축하며 철통방어중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대표 물러나라는 움직임이 살짝 있었나 본데, 별무소용으로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비명계가 몸을 사리는 건 내년 총선 공천 불이익을 우려해서다. 비명계로선 이 대표 체제를 뒤엎을 힘이 없다. 현 지도부가 건재하면 공천권을 행사한다. 공천을 위해선 집단 반기는 금물이다.
이 대표 적극 지지자인 '개딸'(개혁의 딸)도 한몫을 한다. 이들은 연일 비명계를 압박하고 있다. 전날엔 강병원·윤영찬 의원 등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트럭 시위'까지 벌였다.
당 정치혁신위는 '본업' 대신 이 대표 엄호에 혈안이다. 혁신위는 '방탄' 논란이 일었던 당헌 80조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됐을 때 당직을 정지하되, 정치보복으로 인정되면 당무위 의결로 이를 취소한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가 당선된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때 개정이 이뤄져 비명계는 '이재명 방탄용'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다수 의원이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어 당헌 80조를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고 당 혁신위가 총대를 메려는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는 "내로남불"이라고 직격했다.
혁신위원장인 장경태 최고위원은 지난 1월 6일 혁신위 출범식에서 "기득권이 아닌 국민주권을 수호하고 의원 권한이 아닌 당원 권한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혁신위는 이달 초 당무감사에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반영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담은 내부 문건이 알려져 도마에 올랐다. 개딸이 공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지적이 나와 비명계는 격앙했다. 지도부는 해명했으나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당헌 80조 삭제 공방에 지도부는 제동을 걸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당을 어떻게 하나로 뭉칠지가 많이 언급되는 가운데 또 다른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내홍 수습을 위해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그런 만큼 논란거리를 피해야 한다는 게 지도부의 주문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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