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뒤끝 작렬…비주류로 내몰리는 이준석계 vs 안철수는 제3의 길

허범구 기자 / 2023-03-14 10:31:11
유상범 "檢, 조만간 李 부를 것…힘든 시간 도래"
李 "安 안고 李 안지 말라…비상식과 상식의 구분"
천하람 "김기현 '만나자' 연락…포용 진정성 우선"
安 "당대표 민심 10%…민심 끌어안을 방안 필요"
국민의힘 주류인 친윤계가 '안철수·이준석 차별 대우'를 노골화하고 있다. "안철수는 안고 가되, 이준석은 안된다"고 연일 외치는 모습이다. 두 사람을 떼놓으려는 분리전술을 구사하는 셈이다.

3·8 전당대회에서 안철수 의원은 23.37%, 친이계인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14.98%를 얻었다. 합치면 38.35%로, 만만치 않은 득표력이다.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부터), 이준석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뉴시스]

두 사람이 손잡으면 친윤계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친윤계가 안 의원을 포용하려는 이유다. 반면 이준석 전 대표와 친이계에 대한 친윤계의 반감은 깊고 상당하다. 지난 대선 때부터 쌓인 감정이다.

천 위원장 등이 전대에서 '퇴출'을 공언한 '윤핵관'들은 더욱 그렇다. 김기현 대표가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약속하지만 친윤계들은 별로 그럴 마음이 없는 듯하다. "뒤끝 작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특수통 출신 친윤계 핵심인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14일 '이준석 사법 리스크' 본격화를 예고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에서 김 대표의 '연포탕'에 이 전 대표만 제외되는 듯한 상황에 대해 "이 전 대표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성상납 문제 무고죄로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며 "결국 검찰수사 결과가 나오고 난 이후에 논의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이 전 대표 측이 가세연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던 부분이 무혐의 결정됐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검찰 수사가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대표 앞에 검찰의 시간,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친윤계 내부에선 공격 수위 조절 조짐도 엿보인다. 내홍을 우려하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KBS라디오에서 "이제 선거는 끝났다. 하나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전대가 끝났으면 진정성 있게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친이계의 '반성·성찰'이라는 조건이 달려 현실성은 떨어진다.   

이 전 대표와 천 위원장은 비주류의 길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당사자들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다. 이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태영호 의원보다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말이 옳다"며 "안철수는 안고 가고 이준석은 안고 가지 않아야 한다"고 썼다. 이어 "어차피 비상식과 상식의 구분인데 선명하게 해야 한다. 비상식의 품으로 모두 안으면 된다"고 꼬집었다. "연포탕이라는데 어차피 모두 모아 한 솥에 삶으면 된다"고도 했다.

전날 태 최고위원은 안 의원과 이 전 대표 모두 포용을, 김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 배제를 거론했다.

천 위원장은 전날 밤 CPBC 라디오에서 "김 대표측으로부터 만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소개했다. "당지부도가 진정 연대와 포용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김 대표는 선거 다음 날 연포탕을 말했는데 김재원, 조수진, 장예찬 최고위원은 저를 포함한 개혁 후보들은 영구추방의 대상이다, 훌리건이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에서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되고 나서 만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김 대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김 대표와 전날 만나는 등 주류와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일정 정도 거리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안철수, 뼈있는 한마디 '용산, 내년 총선은 민심 100%'"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기사에 따르면 안 의원은 전날 김 대표에게 "이번 전대는 100% 당심으로 하다보니 민심과는 좀 동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지 않나"라고 사실상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는 전날 용인지역 경선선대위 해단식에서도 "새로 선출된 당대표에 대한 민심이 10% 미만이다.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을 이끌어 가기 힘들다"는 뼈 아픈 말을 했다. "민심을 끌어안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또 "(당 지도부를) 당심 100%로 뽑았지만 내년 총선은 민심 100%로 당선자를 뽑는다"며 "수도권 승리가 중요한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안 의원이 총선 승리 명분을 내세워 수도권 출신으로서 경쟁력과 존재감을 부각하며 선거전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필요하면 친윤계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를 위해선 주류, 비주류 경계선을 줄타는 '제3의 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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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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