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계는 안돼" 與 친윤 지도부 첫 일성…불붙는 내분

허범구 기자 / 2023-03-09 09:46:57
김재원 "당원, 이준석식 정치 영구 추방 뜻 드러내"
조수진 "이준석계와 자리어렵다…반성·성찰 먼저"
장예찬 "李 사법리스크부터 해결…공천은 그다음"
유승민 "전대결과, 공천협박 시작·尹사당화 완성"
"행복했다" 이준석 페북에 찬반 댓글 1100개 달려
국민의힘 친윤계 일색의 새 지도부가 9일 출범하자마자 비윤계를 압박했다. "반성 없이는 함께 하기 어렵다"는 게 첫 일성이다. 

타깃은 이준석 전 대표와 친이계인 '천아용인'이다. 천아용인은 당대표·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를 말한다. 이 전 대표는 3·8 전당대회에서 4명을 적극 밀었다. 하지만 전원 낙선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화력' 좋은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과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이 이날 '이준석계 때리기'에 나섰다. 앞서 비윤계 간판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하며 다시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김재원(왼쪽부터)·조수진 최고위원과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뉴시스]

선거 직후 후유증이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김기현 신임 당대표가 전날 "똘똘 뭉치자"며 화합을 외쳤으나 계파 갈등은 불붙고 있다. 정치생명과 직결된 총선 공천이 걸린 탓이다.

득표율 1위인 김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 나가 "이번 전대 과정은 이 전 대표와 그를 따르는 몇몇이 보여준 비정상적인 행위를 이제는 당에서 영구히 추방해야 될 그런 판단을 (당원들이)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대 결과를 "윤석열 대통령 1인 사당화 완성"이라고 혹평한 유승민 전 의원도 저격했다. "자기(유승민) 지분이 사라졌다는 의미인 것 같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유 전 의원이 보여준 태도는 우리 당에 대한 애정 없이 오로지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려는 정치활동만 있었다라는 평가가 많다"며 "당원들의 냉정한 판단을 스스로가 좀 돌아봤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조 최고위원은 CBS라디오에서 "낙선한 후보들을 만나 그동안의 상처나 고민 같은 게 있었다면 보듬는 것이 새 지도부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대표가 여러 가지를 해야겠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하지 않는 저질 공세나 내부 총질을 일삼는 분이 아니라면 모두 생각이 같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나 이준석계, 대리인들, 이런 분들 빼고는 접점 찾기가 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의 엄석대, 권력을 틈타 대리인으로 나선 사람들은 거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먼저"라고 못박았다.

대리인은 천아용인으로 보인다. 조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와 천아용인을 '내부 총질러'로 비판한 바 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KBS라디오에서 천하람 후보 등을 향해 "과할 정도로 현 정부에 대한 비난 메시지들이 이 전 대표와 함께 어우러져 국정 운영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원들의 마음을 얻기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YTN·SBS라디오에 출연해 천아용인 전멸에 대해 "좋은 정치인이 될 자질을 가진 분들도 있는데 이준석이라는 정치인과 결탁해 선거를 끝까지 치른 게 전략적 패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공천 여부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처럼 이 전 대표도 정치 행위나 방송 활동 이전에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먼저 해결하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사법 리스크가 해소 안 된 상태에서 섣불리 공천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도 했다. 공천 반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거들었다. 신 변호사는 B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 천아용인의 공천과 관련해 "그들 중 일부에게 기회를 준다고 하면 공천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이 전 대표나 천 후보는 너무 나가버렸다. 반윤석열을 너무 외쳐버렸다"고 지적했다. "부정적으로 본다"는 게 결론이다.

유 전 의원은 전대 직후 반윤 목소리를 다시 높였다. 그는 전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8개월 동안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말살한 윤석 대통령이 마침내 국민의힘을 대통령 1인이 독점하는 '윤석열 사당'으로 만들었다"고 쏘아붙였다. 또 "오늘부터 공천 협박이 사실상 시작되고 민주정당의 건전한 경쟁과 비판의 목소리는 듣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아무리 당을 지배해도 국민의 마음까지 권력으로 지배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비주류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행복했다. 더 정진하겠다"고 썼다. 1100여개 댓글이 달렸다. "답이 없는 국민의힘을 포기한다. 탈당한다", "지지, 응원한다"는 격려가 줄이었다. "똑똑한 머리를 사악하게 사용했으니 민심이 외면한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졌으면 당에서 꺼져라"는 질타도 만만치 않았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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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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