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성의 경제분석] '새벽 방송 중단' 되고도 정신 못차린 롯데홈쇼핑

김기성 / 2023-02-07 16:08:44
비계 덩어리 LA갈비 소비자 불만…대응도 문제
오는 7월까지 하루 6시간 새벽방송 중단 처분
매출 증대보다 준법·정도(正道) 경영에 힘써야
롯데홈쇼핑이 또 도마에 올랐다. 유명 셰프가 출연해 판매한 LA갈비가 비계와 지방이 많아 품질이 떨어진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일고 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이다. 방송에서는 지방을 꼼꼼히 제거했다고 강조했지만, 실제 배달된 제품에는 비계가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소비자 불만에 대한 대응도 문제였다. 소비자가 환불을 요구하자 처음에는 개봉된 제품은 환불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언론에 제보하고 취재가 시작되자 그제서야 전액 환불해줬다는 것이다.

과장, 허위 방송 일삼는 TV홈쇼핑

TV홈쇼핑의 과장, 허위 방송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대홈쇼핑과 NS홈쇼핑이 지난달 17일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 제재인 '주의' 결정을 받았다. 주방용품인 신선 용기 세트를 판매하면서 보관 기간을 속였기 때문이다. 신선 용기에 담겨있는 채소와 과일이 마치 31일 동안 보관된 것처럼 방송한 것이다. 

홈앤쇼핑은 지난해 9월 김치 냉장고를 판매하면서 해당 방송에서만 사은품으로 냉동고를 제공하는 것처럼 속였다. 쇼호스트는 "방송이 끝나고 나면 냉동고 사라진다"라고 말했지만, 홈앤쇼핑의 온라인몰이나 앱에서도 김치냉장고를 사면 냉동고를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GS샵은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을 팔면서 몸무게가 다른 두 모델을 비교하면서 같은 몸무게인 척 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몸무게라도 체지방에 따라 몸매 라인이 다르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는 두 모델의 몸무게가 같지 않았던 것이다. 

▲롯데홈쇼핑 사옥 전경 

롯데홈쇼핑, 방송법 위반 등으로 하루 6시간 방송중단 처분

이처럼 허위, 과장 방송이 판치는 TV홈쇼핑에서 유독 롯데홈쇼핑이 주목을 받는 이유가 있다. 롯데홈쇼핑은 방송 재승인 심사와 관련한 비리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6개월 동안 오전 2시부터 8시까지 하루 6시간 방송 송출을 중단하라는 확정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초유의 방송 중단 처분을 받은 것은 2014년 전·현직 임원 10명이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건이 발단이 됐다. 이들은 재판에 넘겨졌는데, 이후 방송 재승인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임직원의 범죄혐의가 누락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것이 적발됐다. 수사과정에서 당시 강현구 전 사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당시 감사원은 미래부(현 과기정통부)를 감사하며 롯데홈쇼핑을 제재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2016년 5월에 오전 8시부터 11시,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영업을 정지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롯데 측은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해 제재가 과도하다는 판결을 얻어냈다.

그러자 2019년 과기정통부는 영업정지 시간을 오전 2시부터 8시까지로 변경했다. 롯데홈쇼핑은 두 번째 영업정지 처분에도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이 영업정지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롯데홈쇼핑은 지난 1일부터 7월 말까지 6개월 동안 새벽 방송 중단이라는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방송 중단에 따른 매출 손실은 1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보다 더 큰 손해는 브랜드 이미지에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받게 됐다는 점일 것이다.

롯데홈쇼핑,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 조건부 재승인

롯데홈쇼핑은 2014년에 있었던 임직원의 납품 비리 사건 여파로 어쩌면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에 몰려 있었다. TV홈쇼핑의 방송 승인 유효기간은 통상 5년인데 2015년 재승인 때는 이 사건이 문제가 돼 3년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또 2018년에도 역시 이 사건의 연장선에 있었던 전임 대표의 방송법 위반 문제로 3년 조건부 재승인에 그친 것이다. 

이후 준법경영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며 2021년에서야 가까스로 5년 재승인 허가를 받았지만, 롯데홈쇼핑은 누구보다도 과장 허위 방송에 조심해야 하는 상황인 것은 틀림없다.

이런 상황에서 빚어진 이번 LA갈비 파문은 준법경영이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닌지 의심이 들게 만든 것이다. 방송 중단이라는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매출 증대가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정도(正道) 경영이라는 사실을 롯데홈쇼핑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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