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 경쟁, '이준석 변수'로 출렁…친이 천하람 '다크호스'

허범구 기자 / 2023-02-02 13:47:00
李, 전대 개입 의지…千·김용태 등 측면 지원 예상
千, 당대표 출마…비윤계 표심 결집·'1中' 가능성
컷오프 통과 유력…윤상현·조경태 진출 가물가물
진중권 "李, 청년당원 힘 모아보려는 것…늦은 듯"
NBS…지지층 안철수 34% 김기현 20% 황교안 4%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이준석 변수'로 출렁이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3·8 전당대회 개입 의지를 보여서다.

이 전 대표는 당내 지분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30세대 당원에선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2일 통화에서 "이 전 대표 지지 당원이 전체의 10%는 넘는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왼쪽)와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천하람 변호사. [UPI뉴스 자료사진]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앞다퉈 당대표·최고위원 선거에 나서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들의 후원회장을 맡는 등 지원의사를 드러냈다.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다"며 "자세한 사항은 금요일(3일) 기자회견을 통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천 변호사는 이 전 대표 재임시 출범한 당 혁신위에서 위원으로 활동했다.

친이계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이준석 지도부'에서 청년최고위원을 지냈다. 이때 수석대변인을 했던 허은아 의원도 최고위원에 도전할 예정이다.

천 변호사는 광주 MBC 라디오에서 "이준석계를 넘어서서 이준석과 대등한 인물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강하게 가져가야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달 중 당의 혁신방안을 적은 저서를 출간하며 공개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 레이스에서 친이계 후보를 밀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공론센터 장성철 소장은 "이 전 대표가 전국에서 북콘서트 행사를 하면서 친윤계와 김기현 의원을 비판하고 천 변호사 등을 호평하는 식으로 간접적 선거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최고위원에 이어 허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하는 등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친이계 이기인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누구 졸졸 따라다니는 청년 호소인들이 아니라 정당의 지도부에 이 정도의 끼와 대중성을 갖춘 사람 하나 정도는 필요하지 않나"는 것이다. 친윤계로서 청년 최고위원, 최고위원에 각각 출마하는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김병민 전 비대위원장을 저격한 발언이다.

전날엔 김·안철수 의원을 겨냥해 "주변에 간재비(뜸만 들이고 간만 보는 사람)와 하고재비(무슨 일이든 하려고 덤비는 사람) 영업하는 사람 있으면 조기에 정리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당대표 선거에선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면서 비윤계 주자가 전무한 상태다. 그 반사이익을 안 의원이 톡톡히 누리는 모습이다. '나경원·유승민 표심'을 대거 흡수하며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안 의원의 상승세는 뚜렷하다.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안 의원은 34%를 기록했다. 김 의원은 20%에 그쳤다.

황교안 전 대표 4%, 윤상현 의원 1%, 조경태 의원 1%로 집계됐다. 안, 김 의원 지지율 격차는 14%포인트(p)로 오차범위 밖이다. 유 전 의원이 빠지면서 안 의원에게 비윤계 표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가정한 양자 대결에선 안 의원이 50%를 얻었다. 김 의원은 32%. 두 사람 격차는 18%포인트(p)로, 역시 오차범위 밖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0일~지난 1일 전국 성인 1001명(국민의힘 지지층 36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김·안 의원 양강 판세는 천 변호사 등판으로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천 변호사가 이 전 대표 지지자를 등에 업고 비윤계 표심을 결집하면 '다크 호스'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천 변호사가 10% 안팎이던 유 전 의원 지지율을 가져오고 '이준석 표'를 보태면 양강은 힘들더라도 '1중'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권 레이스가 2파전에서 3파전으로 바뀌고 결선투표까지 갈 수 있다"며 "판세 변화로 전대 흥행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선거인단 변화도 주목된다. 80여만명 책임당원 중 2030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비중도 커졌다고 한다.

김준일 뉴스톱 수석에디터는 YTN 라디오에서 "이준석 당 대표 만든 선수들이 천하람 쪽으로 이동해 '김기현 대세론'이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할 4인 리스트가 바뀔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전엔 양강을 빼고 황 전 대표와 윤·조 의원 중 2명이 본경선 티켓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천 변호사의 본경선 진출이 유력해 '마이너 그룹'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변수'를 평가절하하는 의견도 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전날 CBS 라디오에서 천 변호사 출마와 관련해 "이준석을 지지하는 청년당원의 힘을 모아보겠다는 것 같다"고 짚었다. 진 교수는 "이준석 본인이면 모를까 대리인을 통해 과연 결집될지 잘 모르겠다"며 "너무 늦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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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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