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尹 겨냥 "제3국 관한 말 극도로 자제해야"…자꾸 현안 거론

허범구 기자 / 2023-01-20 16:32:07
李, 'UAE의 적은 이란' 발언한 尹 대통령에 쓴소리
"상대국 대외관계에 대해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美 체류중 이태원 참사·서훈 구속·北도발 등 지적
'이재명 리스크'로 조기귀국설…이낙연측은 부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20일 "제3국에 관한 말은 극도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상대국의 대외관계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관계는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하다"며 "나의 말이나 한국의 정책을 나쁘게 받아들이는 국가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늘 의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해 6월 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으로 떠나기 전 지자들에게 출국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이란과의 문제는 빨리, 그리고 말끔히 수습해야 한다. 결코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여당의 일부 정치인은 대통령을 비호하려고 이란을 또 자극한다. 어리석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것보다도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익은 경제나 안보에서의 이익, 영향력, 국가 이미지 등 많은 것을 포함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 전 대표는 "고 김대중 대통령은 외국 정상과 대화할 때면 몇 가지 원칙을 지켰다고 자서전에 썼다"고 소개했다. "첫째, 상대에게 '아니오(No)'라고 말하지 않는다. 둘째, 상대의 말을 많이 들어준다. 셋째, 상대와 의견이 같은 대목에서는 꼭 '내 의견과 같다'고 말해준다. 넷째, 할 말은 모아 두었다가 대화 사이사이에 집어넣고, 그러면서 할 말은 빠뜨리지 않고 한다. 다섯째, 회담의 성공은 상대 덕분이라는 인상을 주도록 한다. 여섯째,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는 "불행하게도, 명절에 어울리지 않는 고민이 우리의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며 "외교는, 그리고 지도자는 어때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된다"고 썼다.

이 전대표가 이날 올린 글의 제목은 '설,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고민'이다. 미국에 체류중인데, 국내 일을 자꾸 언급하는데 대한 어색함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대선 직후인 6월 미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1년간 머물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후 국내와는 거리두기를 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구속후 현안 관련 발언이 늘었다. 자연히 이 전 대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플랜 B' 논의가 번지고 있는 민감한 시기다. 이 대표가 구속기소 등으로 낙마하면 이 전 대표가 1순위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지난 3일에는 페이스북에 북한 도발과 윤석열 정부의 대응을 모두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전 대표는 "어느 경우에도 전쟁은 막아야 한다. 안보는 큰소리친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이태원 참사, 서 전 원장 구속건,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조세희 작가 별세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드러냈다.

새해 첫날을 맞아 새해 인사와 함께 "이 겨울, 참 어둡고 춥다. 내 삶이 버거운데 나라도 안팎으로 걱정이다. 가족을 잃은 슬픔도 위로조차 받지 못한다"고 적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아픔을 대변한 내용이다.

변 교수·조 작가 별세에는 "두 분의 생애와 저희가 꾸리는 지금 세상을 생각하니, 부끄럽고 참담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방향을 잃고 있다"는 쓴소리도 던졌다.

또 "서훈 전 원장의 구속은 옳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뒤집고 지우는 현 정부의 난폭한 처사를 깊게 우려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플랜 B'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조기 귀국설'을 줄곧 부인해왔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윤영찬 의원은 지난 5~8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IT 전시회(CES) 참석 등 공식 일정을 마친 뒤 개인 자격으로 워싱턴에 가 이 전 대표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속 여야 의원들과 함께 방미했다. 

윤 의원은 한 언론과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대한민국과 민주당의 앞날에 대해 걱정이 많으셨다"고 전했다. 조기 귀국설에 대해서는 "귀국은 예정대로 (6월에)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친이낙연계 대표 인사인 설훈 의원은 이달 말 이 전 대표를 만나러 방미할 것으로 전해졌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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