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용산 또 충돌…"제 해임, 尹 본의 아냐" vs "尹 결정"

허범구 기자 / 2023-01-17 17:22:22
羅, 윤핵관·참모 겨냥 "해임에 전달과정 왜곡있어"
김대기 "尹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 따른 결정"
"그간 처신 대통령 어찌 생각할지 본인 알것" 경고
羅 "마음의 결심 거의 섰다…언제 말할지는 아직"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대통령실이 또 충돌했다.

나 전 의원이 17일 "저의 해임은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밝히자 대통령실은 "대통령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나 전 의원은 3·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의지를 한층 다지는 것으로 응수했다.

▲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왼쪽)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뉴시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것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과 무관함을 주장했다. "대통령께서 그와 같은 (해임)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는 그러기에 해임이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총선 승리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 대표가 아닌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전대불출마를 원하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대통령실 참모진의 '잘못된' 보고가 윤 대통령의 해임 결정에 작용했다는 취지로 읽힌다.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본인 명의 입장문에서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못박았다. 나 전 의원 주장에 대한 반박을 넘어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의 출마가 '윤심'과 배치된다는 뜻도 담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비서실장은 "먼저 대통령께서는 누구보다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신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대통령께서는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해서 공적 의사결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나경원)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 일정을 마친 뒤 스위스 다보스로 이동 중이다. 대통령 부재 중 비서실장이 입장문을 내고 여당 4선 출신 중진을 직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비서실장이 동원한 '그간 처신'이라는 표현은 나 전 의원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윤 대통령과 참모진의 부정적 기류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김 비서실장의 반박에는 윤 대통령이 '투자 300억 달러 유치' 등 UAE 방문에서 올린 외교 성과가 나 전 의원 거취 논란에 가려지는 상황에 대한 불만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 경고장에도 개의치 않고 당대표 출마를 위한 '마이웨이'를 걸었다. 그는 대구 동화사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마음의 결심은 거의 섰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아직 제가 언제 어떤 결심을 말씀드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때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 대표의 중요한 덕목은 국민의 뜻을 대통령께 잘 전달하는 것"이라며 "(이대로) 당의 모습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바람직하냐, 또 전당대회의 모습이 바람직하냐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지지율이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는 질문에는 "여론조사가 좋다고 출마하고 안 좋다고 출마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여론조사와 관계없이 전당대회의 모습이 어떻게 가야 하는가, 당의 미래가 어떻게 되어야 하느냐가 근본적인 저의 고민의 지점"이라고 전했다.

"(저에 대한) 해임이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는 페이스북 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제 사안뿐만 아니라 국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께 국민의 마음을 잘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다소 정보가 왜곡되거나 그런 경우가 왕왕 있지 않나 한다"는 설명이다.

나 전 의원은 회주인 의현 스님과 점심 공양과 차담을 가졌다. 의현 스님은 "민족의 명산 팔공산의 정기를 듬뿍 받아 앞으로 대한민국에 큰일을 하기 바란다. 대구시민들과 함께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큰 역할 해나가길 기도하겠다"고 덕담했다.

나 전 의원은 "큰스님 환영에 감사한다. 큰스님께서 주신 말씀 잘 새기고 대한민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사명에 대해 깊이 고심하겠다"고 화답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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