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나경원 사직서 내야 수리…국가지도자에게 무슨 사감"

허범구 기자 / 2023-01-12 09:58:16
관계자 "국정 운영서 사적인 감정이 있을 수 있나"
'尹의 羅 애정 크다. 사의 수용 없다'는 보도 부인
"羅, 행정 절차 안밟아…'사의 진짜냐' 묻고 있다"
"판세 몰라 羅 출마에 담담…나가도, 안나가도 돼"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면 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2일 UPI뉴스와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이 말(문자)로만 사의를 표했지, 행정적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며 "사직서를 내야 수리를 하든 말든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사직서를 제출하면 인사혁신처를 통해 (사직서가) 오고, 이후 대통령 재가가 있어야 모든 인사 절차가 이뤄진다'는 설명으로 들린다.

이 관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나 전 의원에게 '진짜 사의를 표명한 것이 맞느냐'고 묻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이 사직서 제출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지금 상태가 계속 이어지게 된다"며 "우리쪽에서 선제적으로 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에 대한 윤 대통령의 애정이 여전히 크다. 사의를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다'는 중앙일보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국정 운영에 있어 국가지도자에게 무슨 사적인 감정이 있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나 전 의원의 사적인 관계가 사의 수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과 오래 알고 지낸 것과 이번 사태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 구상을 밝혔고 대통령실은 6일 "정부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공개 반박했다. 나 전 의원은 "정부 오해를 이해한다"면서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8일엔 부위원직 사의를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에게 문자로 전했다.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정책 연속성이나 대국민 신뢰도 측면에서 일어나선 안됐다"며 "국가적 대과제인데다 민생이 걸린 일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 전 의원이 부위원장을 맡아놓고 지방을 다니면서 당대표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나"라며 "그것도 국가 정책을 정치에 활용했는데, 공직자로서 그렇게 해선 안된다"고 못박았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의 3·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에 대해 "의외로 담담하고 거리를 두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정부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오는 14일엔 6박 8일 간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길에 오른다. 바쁜 일정 때문에 나 전 의원 문제를 논의할 여유가 없다는 얘기다.

관계자는 "나 전 의원 출마는 전적으로 그의 선택"이라며 "나가도, 안나가도 된다"고 했다. "솔직히 전대 판세가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는 이유에서다.

나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심 1위'를 달리고 있다. 당 지지층 대상 당대표 적합도에서 30%대를 기록하며 김기현 의원을 앞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작용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김 의원의 당심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강행하면 '비윤계'로 비쳐 당심 이탈 가능성이 점쳐진다. 나 전 의원이 등판해도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게 된다. 고위관계자의 발언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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