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탈선사고에도 책임지지 않는 코레일
정부 효율성 세계 36위…인건비 연 100조 상회
공(公)자 붙은 직업의 봉사·책임 책무 되새겨야 지난 주말 호남지방에 20cm 안팎의 폭설이 내렸을 때 일이다. 토, 일요일은 물론이고 월요일에도 눈이 치워지지 않아 차들은 마치 빙상장 같은 도로를 다닐 수밖에 없었다. 한 지역 언론이 제설작업이 늦어진 이유를 시청에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 기가 찼다.
눈이 계속 오고 있어서 제설작업을 할 상황이 아니었고 직원들을 비상소집하기에는 위험해 월요일에 눈을 치우기로 했다는 것이다.눈은 제때 치우지 않으면 얼어붙어서 도로가 마비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직원들이 출근하는 월요일에 눈을 치우기로 했다는 것이다. 사회 안전망을 책임지는 공무원의 자세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는 얘기다.
사망사고 4건, 탈선사고 11건에도 문책 없는 코레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일 철도운영사 대표들을 불러 철도안전 비상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관제와 시설보수, 차량 정비 등 안전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올해 들어 유난히 안전사고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 장관의 이러한 지시는 11일이 지나서야 현장에 전파됐다.
회의 직후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본사 간부 등과 내부 회의를 했다고 하지만 전국 현장에 장관 지시사항이 공문으로 전달된 것은 11일이 지나서였다. 그 사이에 코레일에서는 11월 오봉역 5일 사망사고와 11월 6일 영등포역 탈선사고가 일어났다.
더욱 기가 차는 것은 나 사장 취임 이후 4건의 사망사고와 14건의 탈선사고가 있었지만, 문책을 받은 경영진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직원의 사망사고가 났을 때도 안전총괄본부장이 교체되는 선에서 그쳤고 어떤 문책이나 징계도 없었다.
철밥통 공무원, 공공기관 인원 늘고 인건비 폭증
이태원 참사 사고를 두고 책임소재를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앞의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 사회, 특히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공기업에는 문제가 생겨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한마디로 책임자 부재 상황이고 철밥통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공무원은 12만7481명이 늘어나 115만6952명에 달한다. 증가율로 보면 12.4%에 달해 전임 박근혜 정부 때의 4.19%나 이명박 정부의 1.24%를 압도한다. 지방공무원을 제외한 중앙 공무원에 지급되는 인건비는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33조4000억 원에서 올해는 41조3000억 원으로 24%나 늘었다.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 공공부문 임직원 숫자는 총 44만3570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5%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는 31조 원이 넘는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과 공공기관을 합치면 160만 명에 달하고 인건비 총액은 100조 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여기다가 또 다른 철밥통인 공기업까지 합치면 우리 국민이 '공(公)'자 붙은 사람들을 떠받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세금을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에 부아가 치밀 지경이다.
점심시간 휴무제 주장하는 공무원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의 '점심시간 휴무제'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대구의 공무원들이 점심시간에 쉬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내년부터 휴무제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민원실 폐쇄는 안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공무원 노조는 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정오부터 낮 1시까지가 점심시간으로 규정돼 있는 데다가 무인민원발급기도 널리 보급돼 있어서 민원인들이 겪는 행정 불편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휴무제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자영업자나 직장인은 점심시간에 짬을 내 관공서 일을 보는 경우가 흔하고 인감증명은 무인발급이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무인발급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은 곤란에 처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밥통이 밥통 지키기에 나섰다는 비아냥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 대목이다.
한국 정부 효율성 세계 36위에 그쳐
공무원이나 공공기관같이 '공(公)'자 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첫 번째 책무는 봉사자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득실보다 공공에 대한 책임과 성실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그래서 세금으로 인건비를 대주는 것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이 63개 나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정부 효율성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36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서비스가 중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봉사나 책임은 뒷전으로 미루고 자신들의 이해득실만 따진다면 또 다른 이태원 참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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