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명의 선물, 대통령실이 꼼꼼히 챙겼어야
기업도 선물이나 기념품, CEO가 직접 선정,결재 윤석열 대통령 명의로 발송된 연말선물 가운데 외국산 농산물로 구성된 선물세트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선물을 받은 사람이 내용물의 원산지를 확인했더니 농산물과 견과류 가공품의 원재료가 모두 외국산이었다는 것이다. 대통령 문양이 그려진 박스에 미국산 아몬드와 중국산 호박씨, 미국산 호두, 중국산 볶음 땅콩 등이 담긴 6개 병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선물의 발송을 맡았던 행정안전부는 연말선물 품목을 선정할 때 원산지 확인 등 종합적인 검토와 배려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재연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문제가 된 선물세트는 1981년부터 현장 근로자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대통령 명의로 지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도 햄·참치 세트, 식용유 세트, 견과류 세트 등 선물 세트 5종을 마련해 8만9000여 명에게 전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선물세트 가운데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견과류 세트 원재료에 외국산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기업도 선물이나 기념품 선정에 CEO까지 결재
기업들도 연말 선물이나 기념품을 선정할 때, CEO가 마지막 단계에서 직접 선물을 확인하고 결정하는 게 보통이다. 기업의 브랜드가 찍힌 선물이 배포되면 사람들은 그 선물을 보고 기업에 대한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산과 수량이 결정되면 여러 단계의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수많은 품목 가운데 하나 또는 몇 개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물며 대통령 문양이 찍혀있고 대통령 명의로 발송된 선물에 외국산 농산물 세트가 포함돼 있다는 것은 백번 양보해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행안부가 담당했다면 예산에서부터 구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공무원이 관여했을 텐데, 누구 하나 실물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아니면 실물을 확인해도 대충 건성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물론 대통령실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아무리 행안부에서 담당하는 일이라고 해도 대통령 명의로 나가는 선물을 마지막 단계에서 챙기는 것이 책무가 아니겠는가.
선물은 주는 사람의 마음
선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을 세심하게 헤아려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무조건 비싼 선물보다는 상대방이 꼭 필요로 하는 것, 또는 서로의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선물을 고르기 위해 보통사람들도 많은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연말 유통가에 가보면 가족에게 또는 지인에게 보낼 선물을 고르기 위해 이 물건 저 물건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세심하게 고민하는 우리 이웃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번 선물의 대상은 탄광 근로자와 환경미화원, 사회복지사 등 현장 근로자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험한 곳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대통령 명의로 연말 선물을 보내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행안부의 변명을 보면 1981년부터라는 설명이 마치 오래전부터 관례적으로 해오는 일로 여기는 것 같아 마음에 걸린다.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이어져도 이런 선물은 보낼 때마다 혼신의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갔고 선물을 받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대통령 선물을 받고 좋아했을 것을 상상하면 이번 논란이 맥빠지게 만드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느낌일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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