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예한 주제에 집중하는 소설 계간지 '긋닛' 창간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 2022-12-07 10:59:26
매호 관심 집중 주제 선정 에세이와 소설 수록
1호 '비대면', 2호 '기후 위기' 동시에 첫선 보여
미등단 포함 모든 작가들 단편도 공모해 수록
새로운 형태의 소설 계간지 '긋닛'이 창간됐다. 매호마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이슈를 선정해 권두 에세이 한편을 시작으로 관련 소설을 싣는 형식이다.

▲왼쪽부터 소설가 김태용 우다영 민병훈 '긋닛' 편집위원. 편집장으로 출판인 조연주가 합류했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기존 문예지들이 시의성 높은 권두 글을 관례적으로 내세운 뒤 이와는 무관하게 작품들을 이어가는데 비해, 이 계간지는 주제를 안내하는 짧은 에세이에 이어 관련 소설들을 진설한다. 작가에 대한 설명이나 이미지도 배제하고 내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 소책자 스타일이다.

한꺼번에 선보인 1, 2호 주제는 '비대면'과 '기후 위기'다. 1호는 전치형 카이스트 교수의 주제 에세이 '비대면의 방법들'에 이어 구병모 이상우 정용준의 소설을 수록했다. 2호는 김흥중 에세이와 우다영 정지돈 최진영의 소설로 구성했다. 이어질 주제인 '노동'(3호), '지방 소멸'(4호), '빚'(5호)도 책 말미에 예고해놓았다. 미등단 작가를 포함한 모든 작가들에게 이 주제들을 소화할 단편소설도 공모한다.

▲'긋닛'을 기획한 주일우 이음출판사 대표는 "기존 문예지들이 특집을 내세운 뒤 이와 무관하게 작품들을 싣고 있는데 비해 아예 특집 자체를 소설로 구성하는 방식을 떠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소설가 김태용 민병훈 우다영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조연주 편집장과 함께 주제를 선정한다. 이 계간지를 기획한 주일우 이음출판사 대표는 "일부에 한정된 몇 편을 제외하면 소설이 너무 안 팔리는 현실이고 원고 청탁도 소수 작가에 집중돼 있는 것 같다"면서 "독자들이 진짜 삶과 맞닿아 있는 부분들을 이야기 속에서 만나는 일이 줄어들어서 이렇게 된 건 아닌가 생각도 한다"고 밝혔다.

'긋닛'은 '긋다'(끊다)와 '닛다'(잇다)를 반복하는'단속'(斷續)의 옛말이다. 편집위원들은 "'긋닛'은 최선을 다해 일상을 살아내는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하려 한다"면서 "그 멈추어 선 자리에 둔 이야기들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고 돌아보고 질문하고 잠시 더 머물고… 각자의 방식으로 다음 걸음을 이어나가기를 바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창간호로 한꺼번에 선보인 '긋닛' 1호(왼쪽)와 2호 앞뒤 표지. 

"이야기는 타인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직접 알려줄 수는 없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느낄지를 상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야기가 가지는 공감의 힘일 것입니다. 추상적인 논증은 어느 정도 배경지식을 일러줄 수 있지만, 이야기야말로 오히려 직접적이고 절실하게 핵심을 보여줍니다. '긋닛'은 그런 이야기의 힘을 믿습니다."

KPI뉴스 /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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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 문학전문기자

조용호 / 문화부 문학전문기자

소설가, 문학전문기자. 일간지에서 30년 가까이 주로 문학전문기자로 일함. 1998년 '세계의문학'에 단편소설 발표. 소설집 '떠다니네' '왈릴리 고양이나무'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 장편 '사자가 푸른 눈을 뜨는 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산문집 '꽃에게 길을 묻다' '키스는 키스 한숨은 한숨' '여기가 끝이라면' '시인에게 길을 묻다' '노래, 사랑에 빠진 그대에게' '돈키호테를 위한 변명' 등. 한무숙문학상, 통영 김용익문학상, 무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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