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요금제 하향보다 상향 유도 더 컸던 듯
이통3사, 시설 투자 외면…5G 망 구축 앞당겨야 지난 7월 5G 중간요금제 얘기가 나왔을 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는 수익이 악화할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전까지 이통3사는 실제 수요보다 훨씬 적은 10GB 이하 요금과 지나치게 많은 120GB 이상의 요금, 이렇게 두 가지만 제공하고 있었다. 중간 정도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요금제를 채택할 수밖에 없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중간요금제를 채택하도록 압박했고, 그 결과 24∽31GB의 데이터를 5만9000원∽6만1000원에 제공하는 요금제를 채택했다. 그러면서 이통3사는 재무적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3분기 실적, 중간요금제 채택에도 '맑음'
중간요금제가 채택된 이후 첫 분기인 3분기 실적이 최근에 발표됐다. 그 결과는 이통3사의 걱정은 엄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4656억 원, KT는 4529억 원, LG유플러스는 285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사 합계 영업이익은 1조203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3.6% 늘어났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연속 3분기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중간요금제 채택에 따른 영향을 가장 확실히 드러내는 지표인 ARPU(Average Revenue per User)를 보면 중간요금제가 이통3사에 결코 손해 보는 게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ARPU는 가입자 1사람당 평균 결제금액을 말하는 것이다. KT 무선가입자의 ARPU는 3만2917원으로 중간요금제가 채택되기 전인 2분기보다 오히려 1.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3만633원으로 0.1%가 줄었고 LG유플러스는 2만9165원으로 1.6%로 약간 감소했다.
한마디로 중간요금제의 채택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1인당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저렴한 요금으로 가입하는 차량용 무선 통신과 스마트 워치 등 세컨드 디바이스의 가입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중간요금제를 채택한 이후 이통3사가 오히려 득을 보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요금제 하향보다는 상향이 많았던 것
이통3사가 24∽31GB 데이터를 사용하는 중간요금제를 발표했을 때 전문가들은 생색내기에 불과하고 오히려 이통3사의 배를 불려줄 것이라는 지적을 했다. 고가 요금제에 가입했던 사람이 중간요금제로 갈아타는 것보다는 저가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던 소비자의 요금제 상향을 유도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한 예측이 적중한 셈이다.
경쟁이 활발한 시장에서 정부가 요금에 개입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이번 이통3사의 3분기 가입자 현황을 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5:3:2라는 황금분할을 유지하며 시장 과점의 단물을 만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점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은 정당화될 수 있다. 따라서 31GB와 110GB 사이에 다양한 요금제가 등장해 실질적으로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이 기대된다.
아직도 요원한 5G 통신
5G 서비스를 이유로 이통3사는 비싼 요금제를 강요하고 있다. 그런데 진정한 5G 시대가 도래하기 위해서는 28GHz 대역의 기지국이 전국에 구축돼야 한다. 그런데 이통3사의 28GHz 대역 기지국은 의무 이행률의 11%에 불과하다. 의무이행률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주파수 할당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제재만 피할 정도의 시설투자를 해 놓고 비싼 5G 요금을 받는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비싼 5G 요금을 내지만 실제로는 5G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고 있는 셈이다.
28GHz 대역 주파수는 내년 11월 종료를 앞두고 재할당 논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주파수 재할당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비싼 요금에 걸맞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이통3사의 시설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지국 구축 의무 이행률을 대폭 높여서라도 전국적 5G 망 구축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김기성
△ 서울대 사회학과 △ SBS 경제부장 △ SBS 뉴욕 특파원 △ SBS 보도제작국장 △ SBSCNBC 대표이사 △ TV조선 뉴스센터장 △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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