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깨고 숨부터 쉴까" 고금리·고물가·불경기에 숨가쁜 청년들

박지은 / 2022-11-16 15:43:00
전세대출 이자 2배 급증…생활비도 크게 늘어
"신규 저축 생각 못해…기존 적금도 깰까 고민"
#직장인 A(여·28) 씨는 요새 통장을 볼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 전세자금대출 이자와 생활비가 너무 늘어 허리띠를 졸라매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A 씨는 지난해 11월 보증금 2억2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면서 은행에서 전세대출 2억 원(변동금리)을 받았다. 나머지 2000만 원은 가지고 있던 여유자금으로 지불했다.

당시 전세대출 금리가 연 3.4%라 내야할 월 이자는 약 57만 원이었다. 주변 월세는 보증금 2000만 원에 월 65만 원 수준이라 매달 8만 원 가량 절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A 씨는 공과금, 식비, 교통비, 의료비 등 생활비로 매월 90여만 원을 지출했다. 저축으로는 매월 청년희망적금(연 10.49%·만기 2년)에 50만 원, 청약저축에 10만 원씩 부었다. 약간 남는 돈이 생길 때는 자유적금에 예치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지출이 급증했다. 먼저 전세대출 금리가 갱신되면서 연 6.7%로 뛰었다. A 씨가 내야 할 이자도 약 112만 원으로 급증했다. 

급증한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생활비를 아끼려 노력했음에도 생활비 지출이 더 늘어 매월 100만 원을 넘겼다.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A 씨는 요새 장을 볼 때마다 물가 상승이 체감돼 한숨만 나온다.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등 공과금도 다 증가했다. 월급만으로는 지출이 감당 안 돼 A 씨는 비상금 통장에서 돈을 꺼내 충당하고 있다. 

다가올 겨울 더 늘어날 전기료와 가스비가 부담스럽다. 최근 건강검진을 하면서 충치가 발견되자 치료비 걱정부터 들었다. 

최근 은행 예적금 금리가 급등해 '금리노마드족'(보다 높은 금리를 찾아 저축을 갈아타는 사람들)'이 등장했다지만, A 씨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A 씨는 "새롭게 저축을 할 여유는 전혀 없다. 기존 청년희망적금도 깨고 일단 숨통부터 틔워야 하나 고민"이라고 말했다. 

▲ 구직자들이 취업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최근 고금리·고물가에 불경기까지 겹쳐 많은 청년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해 상반기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이 25.1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뒤이어 60대 16.1, 30대 14.4, 50대 13.3, 40대 12.5 순이었다.

전세대출 최고금리가 지난달 7%를 넘었다.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 절반 이상이 20∼30대인 점을 감안할 때, 청년층 부담이 부쩍 커진 셈이다. 

생활비를 아껴 대출 이자를 충당하려 해도 고물가 때문에 어렵다. 올해 들어 5~6%대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 식료품, 의류, 외식 등 모든 물가가 급등했다.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기 위해 점심을 편의점에서 해결하는 직장인들도 다수다. 

청년들은 빚으로 버티고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청년층(29세 이하 가구주) 부채 증가율은 48.3%에 달했다. 전체 부채 증가율(24.0%)의 2배다. 

불경기로 얼어붙은 취업시장도 청년층 경제적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청년 체감실업률(전경련 집계)은 19.9%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60대(11.3%), 30대(9.5%), 50대(8.7%), 40대(7.9%)보다 높다. 

전경련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4년간(2017~2020년) 배출된 대졸자는 223만4000명인데, 신규 고학력 일자리는 126만4000개로 대졸자의 57% 수준에 머물렀다. 

A 씨는 "주변에 취업을 못해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다. 친구들에게 너는 직장이라도 있으니 다행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쓰게 웃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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