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4번째 자이언트 스텝…한은, 빅스텝 밟나

박지은 / 2022-11-03 11:18:02
한·미 금리차 1%p로 확대…달러 유출, 환율 상승 위험
가계부채,경기침체,'돈맥경화'는 금리인상의 최대 고민
미 연준이 4번째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 격차가 최대 1%포인트로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금리 역전 폭을 줄이기 위해 '빅스텝'(한번에 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미국 기준금리는 연 3.75~4.00%로 올랐다. 한국(3.00%)과 미국의 금리 역전 폭이 1%포인트까지 확대된 것은 한·미 금리 역전기(2018년 3월~2020년 2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낮출 것 같지도 않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기준금리 발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 전환 고려를 묻는 질문에 "매우 시기상조"라며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 제시된 미국 최종금리 4.6%를 넘어 5%까지 높아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금리 역전은 한국경제에 위험요인이다. 역전 폭이 커진 상태가 지속될 경우 달러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원·달러환율은 더 치솟을 수밖에 없다. 안그래도 환율은 이미 상당폭 오른 상태이고, 치솟는 물가가 경제전반을 짓누르는 상황이다. 

▲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AP뉴시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로 세 달 만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기·가스·수도는 23.1% 상승했고 도시가스는 36.2% 치솟았다. 전기료(18.6%)와 지역난방비(34.0%)도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 석유류를 제외하고 산출한 물가)도 4.8% 올라 1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물가가 올라 국내 물가가 더 뛸 것이다.

가계부채와 경기침체, 그리고 '김진태 강원지사의 경거망동'(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촉발된 채권시장 '돈맥경화'는 금리인상 결정에 최대 고민거리다. 올 2분기 기준 가계 빚은 1869조4000억 원. 2003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서민 가계의 빚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고, 또 가계부채가 주택과 연결돼 있어 집값 하락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가 커질 경우, 환율 등 외환시장 리스크는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인상 기조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물가, 환율, 금리 격차를 보며 선택하겠지만 빅스텝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금융시장 불안, 수출 부진, 경기둔화 우려 때문에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결정 시점까지 시장상황과 데이터를 봐가며 저울질해서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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