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성의 경제분석] 프랜차이즈 가맹점 존립 위협하는 유통업계 반값 시리즈

UPI뉴스 / 2022-09-15 15:39:41
대형마트서 시작해 편의점까지 가세…치킨·탕수육·햄버거·커피로 확산
프랜차이즈 가맹점 영업난 우려…본사 수익구조 로열티 방식 전환해야
대형마트의 반값 시리즈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을 시작으로 대형마트 3사가 모두 반값 치킨에 뛰어들었고 이러한 반값 시리즈는 탕수육에서 피자, 비빔밥, 깐쇼새우와 크림 새우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 반값 상품은 하나 같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당당치킨은 하루 평균 8000마리 정도가 팔리면서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이 60만 마리를 넘어섰다. 롯데마트의 탕수육도 1주일 판매량이 3만6000개를 넘었다. 

이러한 반값 시리즈의 확산은 소비자의 열렬한 호응이 뒷받침하고 있다. 2010년 롯데마트가 통큰 치킨을 내놨을 때는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비난하던 여론이 이번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고물가 속에 한 푼이라도 더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고 치킨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반값 시리즈에 편의점도 가세하고 나섰다. CU가 아메리카노 커피를 1+1으로 판매하면서 한 잔 가격을 650원으로 낮췄다. GS25는 수제 버거 수준의 햄버거를 4000원의 가격에 내놓고 소비자를 모으고 있다. 

▲ 프랜차이즈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반값 시리즈에 멍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유통업계의 반값 시리즈는 이제 단순히 고객을 모으기 위한 미끼상품의 수준을 넘어섰다.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외식산업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체는 임대료와 인건비, 홍보 광고비의 부담이 아예 없거나, 적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업체가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통업체의 반값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적지 않은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GDP의 10%를 차지하고 있고 이 가운데 외식산업의 비중은 70%를 넘는다. 또 고용 측면에서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점주, 점주가 고용하는 직원까지 합치면 125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전체 고용의 5%를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 가맹점주의 경우 여러 개 점포를 운영하는 기업형은 드물고 90% 이상이 한 개 점포만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라는 사실이다. 유통업체의 반값 시리즈가 확산하고 장기화한다면 이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 변화 모색해야 할 시점

프랜차이즈 산업은 본사와 가맹점 모두가 성공하는 구조여야지 존속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외식 프랜차이즈는 본사는 떼돈을 벌지만, 가맹점은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 이유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익구조에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수익을 내는 데는 크게 4가지 요소가 있다. ①가맹비 ②시설비 ③물류비 ④로열티로 구분된다. 가맹점주 입장에서 본다면 가맹비와 시설비는 사업 초기 한 번만 내면 되는 것이어서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문제는 본사가 가져가는 수익이 물류비냐 로열티냐 하는 것이다. 치킨의 경우로 설명하면 물류비는 본사가 치킨이나 튀김 기름 등에 웃돈을 붙여 가맹점주에 공급하면서 이익을 남기는 것이고 로열티는 가맹점 매출의 일정 부분 내지는 미리 정해진 금액을 본사에 지급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부분이 물류비에서 본사가 수익을 챙기는 구조로 돼 있다. 그러다 보니 본사는 물류 차익을 최대한 많이 얹어 수익을 챙기지만, 가맹점은 비싼 원부자재 비용 때문에 정작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해바라기유 시세가 올랐다면서 가맹점 공급 가격을 한꺼번에 61%나 올리기도 했다. 그 이후 bhc의 영업 이익률이 30%가 넘는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공정위가 조사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튀김유 공급 가격을 다소 낮췄다.

한마디로 고무줄 가격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물류 차익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맹점에 대한 횡포라는 갑질 차원을 넘어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미국 프랜차이즈, 물류비에서 로열티로 전환해서 성공

프랜차이즈 선진국인 미국도 초기에는 지금의 우리나라처럼 물류 차익 중심의 사업구조였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원부자재 폭리가 극심했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처럼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일부 프랜차이즈들이 로열티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바꿨고 그것이 지금의 미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을 키웠다는 평가다. 

가격 변동성이 큰 원부자재 조달은 가맹점주들에게 맡기고, 본사는 마케팅에 주력하는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가맹점주와 본사가 각자의 장점인 비용 절감과 매출 확대에 집중해 경쟁력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현재 미국 대부분 프랜차이즈는 로열티 방식의 사업구조를 가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도 로열티 방식 채택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돼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본사가 로열티 구조를 기피한 것은 프랜차이즈 산업이 태동한 1970년대만 하더라도 가맹점의 매출 자료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 본사 간의 과당경쟁으로 가맹점 모집을 위해 로열티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운 것도 한 원인이다.

그러나 이제는 대부분의 매출이 카드 결제로 이뤄지는 데다 배달 플랫폼의 이용 빈도가 늘어나면서 가맹점의 매출은 투명하게 노출되고 있다. 또 반값 치킨의 등장으로 물류비를 둘러싼 프랜차이즈 본사의 폭리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로열티 구조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치킨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BBQ의 경우 이미 해외 사업에서는 로열티 구조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 150개 점포를 포함해 57개국에서 5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직영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로열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사실 로열티 방식으로 수익구조를 바꾸더라도 물류비에서 본사가 따로 수익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남기 마련이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본고장인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문제도 해결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프랜차이즈 산업도 로열티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통업체의 반값 공세에서 영세 가맹점주를 지킬 수 있을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김기성 경제평론가

● 김기성

△ 서울대 사회학과 △ SBS 경제부장 △ SBS 뉴욕 특파원 △ SBS 보도제작국장 △ SBSCNBC 대표이사 △ TV조선 뉴스센터장 △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UPI뉴스

UPI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