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울트라 스텝 가능성…따라가기 버거운 한은

박지은 / 2022-09-14 11:01:27
美CPI, 예상 뛰어넘는 8.3% 상승률
연준, 1%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금리역전·고환율 가속화 우려 확산
베이비스텝 밟겠다던 한은의 딜레마
미국의 8월 물가지수가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속도가 더 빨라질 것 같다. 3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은 이미 기정사실화했고, '울트라 스텝(1%P 인상)'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베이비 스텝'(0.25%P 인상)을 밟던 한국은행이 급해졌다. 달러 금리를 따라가려면 보폭을 넓힐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8.0%)보다 높은 8.3%(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진정 기대감이 꺾였다.

▲ 제롬 파월(왼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시스]

이에 따라 연준이 오는 20, 2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넘어 울트라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CPI 발표 직후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 참여자들 중 32%는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울트라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이언트스텝의 확률은 68%로 전망했다. 빅스텝 확률은 제로였다.

미국이 다음 주 최소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게 확실해지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심도 깊어질 듯하다.

올해 남은 FOMC는 이달과 11월, 12월까지 세 차례. 연준이 이번 FOMC에서 울트라스텝을 밟을 경우 한국과 미국(상단기준)의 기준금리는 차는 1%포인트로 역전된다.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경우 0.75%포인트 차다. 최근 다수의 연준 인사들이 현재 연 2.25∼2.5%의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연 4%에 가깝게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8월 CPI 발표 후 최종 기준금리가 연 4.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분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할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앞으로 남은 10월, 11월 두 차례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등 연말 기준금리가 3.0%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 금리차가 큰 폭으로 역전될 경우 원화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14일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달러당 1390원을 뚫었다. 장중 달러당 1390원을 넘은 건 2009년 4월 1일(1392원) 이후 처음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대폭적인 금리인상은 사실상 예고된 부분이다"며 "에너지가격이 일부 하락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물가 상승세 자체가 가라앉은 상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당국에서 0.25%포인트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었다"며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 폭락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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