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의 부동산경제] 급속히 식는 주택시장, 무방비 상태로 있다간 큰일난다

UPI뉴스 / 2022-07-04 11:11:20
서울 아파트 거래 반토막, 가격 곤두박질
대출 이자 더 오르면 패닉 상태 올 수도
포트폴리오 분석해 리스크 분산 방안 마련해야
"서울 아파트 매매가 폭락", "서울 아파트 거래량 반토막"

근래 언론에 비쳐진 서울 아파트 시장의 단면이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는 한달 사이 약 7억 원이 떨어졌는가 하면 3억~4억 원 내린 값에 거래됐다는 보도가 나온다.

기사 제목만 보면 금방이라도 주택시장이 붕괴될 것 같은 분위기다. 정말 이런 추세가 확산하면 집값 대폭락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시장 상황을 좀 더 깊숙이 들여다 보자.

최근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1단지 실거래가 장부에는 지난 5월24일 109㎡(33평형)이 20억100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온다. 그보다 대략 한달 전인 4월 30일에는 27억 원에 매매가 성사됐다. 규모와 층이 같은데도 매매가 차이가 엄청나다.

실거래가 수치만 볼 때 약 한달 만에 무려 6억9000만 원 떨어진 것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27억8000만 원에 팔린 것으로 실거래 장부에 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하락폭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도 그렇지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금액이 빠질 수 있을까.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는 주택시장에서 말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거래량 상황을 보자.

서울시가 조사한 아파트 거래량 자료에는 지난 달 거래건수는 669건에 불과하다. 5월 1737건과 비교할 때 거의 3분의 1토막이 났다. 달랑 한달 치를 놓고 뭐라고 하는 것은 좀 그렇다 싶어 상반기 수치를 모아봤다.

올해 6월까지 총 거래량은 1만4800여 건이고 전년 동기에는 2만5800여건이다. 43% 가량 감소한 수치다. 거의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앞으로 두서너 달 추이를 지켜봐야 구체적인 진단이 가능하겠으나 돌아가는 판세를 볼 때 지난해보다 감소할 게 분명해 보인다.

거래량을 감안하면 삼성동 힐스테이트 아파트와 같은 매매가 대폭락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특정 아파트 하나의 매매가가 폭락했다고 해서 시장 전체가 붕괴되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서 안된다.

시장이 잘 돌아갈 때도 싼값 거래 사례는 얼마든지 있었다.

삼성동 힐스테이트 거래 배경에도 사연이 있을 수는 있다. 예를 들면 절세를 위한 가족 간 거래라든가, 채무 관계 문제 등의 이유로 가격을 크게 낮출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해도 시장이 가라앉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근래 들어 평균 시세보다 싸게 거래되는 사례가 꼬리를 문다. 한때 투자자들이 몰렸던 압구정 현대아파트, 잠실 주공5단지, 대치 은마 등과 같은 대단지에는 시세보다 2억∼3억 원 낮춘 급매물이 심심찮게 나온다. 대출 금리가 오르고 경기 또한 안 좋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 분위기가 그렇게 흐르고 있다.

대출금 이자를 부담하기 힘든 사람이나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경우는 싼 값에라도 집을 팔아야 하지 않을까. 불경기에는 그런 일이 흔하게 벌어진다.

그래도 전반적인 주택시장은 아직 견조한 편이다. 서울 외곽이나 일부 지방에서는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그동안 오른 폭을 생각하면 걱정할 정도는 아닌 듯싶다. 공급이 적은 지역이나 개발 이슈 등이 있는 곳은 상승세도 이어진다.

문제는 거래량이 확 줄고 있다는 점이다. 싼 매물만 거래되고 일반 물건은 아예 팔리지 않는 구조가 되면 집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거래 절벽 사태가 심해질수록 낙폭은 커진다.

1997년 외환위기 때와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때 이미 경험하지 않았던가.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렸다.

요 몇년 간은 집값이 너무 올라 무주택자들의 아픔이 심했으나 앞으로 반대 현상이 벌어질지 모른다.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세상 이치가 그렇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존재한다.

향후 주택시장은 지역 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침체를 맞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인다.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구매심리지수가 하락하고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판이다. 아마 연말까지 3%대까지 인상할 것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미국이 금리를 대폭 올리는 분위기여서 우리 입장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 그냥 뒀다간 외국 자본이 빠져 나가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사안에 비춰볼 때 주택시장 침체는 불가피하다. 서울은 공급이 적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바람의 영향을 더 받는 법이다.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강해질수록 구매 수요는 줄어들게 돼 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을 보면 침체의 길로 접어드는 형국이다.

이제는 일단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각자가 서둘러 자산 포트폴리오를 분석해 리스크를 분산하거나 회피하는 구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도 그렇고 개인도 마찬가지다.

무방비 상태로 있다간 엄청난 시련을 맞을지 모른다.

▲ 최영진 대기자 / 도시계획박사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UPI뉴스

UPI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