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균 칼럼] 검찰 출신 금감원장…금융감독 진화하나

UPI뉴스 / 2022-06-20 09:35:51
檢출신 금감원장…우려 시각 있지만 韓금융 진일보 계기 될수도
금융 본질 '신뢰'의 토대는 '법의 지배'… 금융중심지의 필수 요소
세계 금융 중심 뉴욕도 수십년간 금융범죄 척결한 뉴욕검찰의 功
팬데믹 이후 대전환 시대…금융-검찰 접점강화로 금융 발전 기대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사상 최초로 검찰 출신이 임명되었다.

검찰 내부에서만 줄곧 경력을 쌓아온 인물에게 금융기관과 금융소비자를 일상적으로 접하는 금융감독기관의 장을 곧바로 맡긴 것에 대해 일각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표출되었다.

그렇지만 향후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노력과 올바른 역할에 따라서는 그러한 우려를 불식하고 한국 금융이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때마침 신임 법무부장관은 금융증권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조직을 확충했다. 검찰과 금융과의 접점이 강화되는 일련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검찰의 역량이 금융 발전에 어떤 보탬이 되는 것일까.

오늘날 뉴욕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가 되는 과정에는 뉴욕 검찰의 역할이 상당했음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른바 화이트칼라 범죄가 급증하는 시기에 뉴욕 맨해튼지검과 남부지검의 활약은 눈부셨다.

1942년 5월 22일자 뉴욕타임즈에 제정 소식이 보도될 정도로 주목을 받은 Rule 10b-5 등의 규제 타깃인 내부자거래(insider trading)와 같은 고도의 금융시장 범죄를 뉴욕 검찰은 뛰어난 수사역량과 확고한 법집행 의지로 수십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척결했다.

이에 따라 뉴욕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이 크게 제고되고 지금과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굳건한 신뢰를 얻게 되기에 이른다. 뉴욕 금융시장으로 전 세계에서 투자자본과 금융전문인력이 몰려드는 이유다.

미국이 지금 구가하는 금융 패권(finance supremacy)은 검찰의 오랜 노력과 역량이 보태져 쌓아진, 신뢰성 높은 금융 인프라와 시스템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의 역량이 금융 발전에 기여함을 미국 금융사는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역대 정부에 걸쳐서 다각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아직 그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 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많지만 그 핵심요소의 하나이며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금융에 있어 법의 지배(rule of law)를 확고히 해 나가는 것이다. 금융의 본질은 신뢰이며 그 신뢰의 토대는 바로 법의 지배에서 비롯되고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금융과 검찰과의 접점 강화가 우리나라 금융에 있어서 법의 지배를 더욱 효과적으로 확립하는 계기가 되어 금융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합리적인 법적, 제도적 환경은 금융 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뉴욕 검찰이 법의 지배 확립에 역량을 발휘하고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뉴욕이 세계의 금융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했음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금융감독은 금융에 관한 룰을 만들고 룰을 운영하며 룰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볼 때 법의 지배라는 맥락에서 금융과 검찰의 접점 강화를 계기로 금융감독 시스템과 운영의 유효성 내지 합목적성이 더욱 제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803년 Marbury v. Madison 판결을 계기로 단순한 법률 해석기관에 머물지 않고 의회의 입법이 위헌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법률의 존재 자체를 비토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이는 미국 최고법원이 특정 목표, 즉 법률해석에만 묶여있지 않게 되었다는 측면에서 목표 독립성(goal independence)을 갖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목표 독립성 개념을 금융감독에 적용하면 금융의 룰에 관한 광범위한 재량권을 한 기관이 부여받게 되는 시스템이 바로 목표 독립성을 갖는 금융감독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목표 독립성의 여부는 예를 들면 금융감독 룰의 제정과 운영, 건전성감독과 금융소비자보호 등을 한 기관이 수행하느냐 여러 기관이 수행하느냐의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준거 기준이 될 수 있다.

목표 독립성을 갖는 금융감독 시스템은 금융감독이라는 공적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요구의 관점에서 보면 보다 신축성(flexibility)을 발휘할 수 있고 따라서 해당 감독기관이 높은 역량(competence)을 보유한다는 전제하에 상대적으로 강점을 지닐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전개되는 대전환, 대변화의 시대를 우리는 준비하고 있다. 위기 이후 변화하는 환경과 점증하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금융은 발전하고 이에 따라 금융감독도 끊임없는 진화의 과정으로 갈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을 둘러싼 환경적 요소들이 금융감독 시스템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생태계의 환경변화에 따라 금융감독 시스템은 진화할 수 있다.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삶과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검찰과 금융, 금융감독이 기여하는 역할은 점점 더 커져간다. 금융과 검찰의 접점 강화가 문명사적 대전환기의 바람직한 역할 수행에 있어 진화하는 상호작용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 믿는다.

▲ 조홍균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원장

조홍균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원장/미 워싱턴대 법학박사(J.D./J.S.D., 법경제학)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UPI뉴스

UPI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