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63빌딩→IFC→파크원으로 방공포 이전
군 "안보에 있어 특정기업에 특혜 있을 수 없어" 서울 도심 초고층 빌딩엔 방공 설비가 있다. 서울 여의도를 예로 들어보자. 한화생명 본사인 63빌딩(공식명칭은 한화63시티)은 60층까지만 이용이 가능하다. 직원을 포함해 민간인이 오갈 수 있는 곳이 딱 거기까지다. 그 위에는 방공시설이 있었다.
이 시설은 2012년 63빌딩보다 20m 가량 높은 IFC가 들어서면서 여기로 옮겨졌다. 그 후 IFC 맞은편에 파크원 타워1이 69층 높이로 들어서면서 또다시 이전했다.
군 작전 교리인 '방공포병 배치원칙'에 따르면, 방공 시설은 해당 권역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들어서도록 돼 있다. 그래야만 적 항공기를 맞추기 유리하다. 사격 시 인근 건물에 피해가 적다는 점도 있다.
지상 123층, 높이 554.5m인 잠실 롯데월드타워는 2022년 5월 말 현재 국내 최고층이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그렇다면 롯데월드타워에는 방공시설이 있을까.
군 작전 교리를 적용한다면 당연히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군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곳에는 방공시설이 없다. 왜 그럴까.
"각 안 나와…적기 저공비행시 타격 쉽지 않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어느 국방위원이 왜 롯데월드타워에 방공시설이 없는지 군에 문의했다. 돌아온 대답은 "각이 안 나와 없다"는 얘기였다. 각이 안 나온다? 무슨 말일까.
방공 업무에 정통한 한 영관급 출신 예비역 장교는 "작전 교리 상 최고층 건물 옥상에 방공시설이 들어서는 게 1순위이지만, 주(主)사격 방향 위주 배치도 가능하다. 그럴 경우 꼭 가장 높은 건물만 고집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쉽게 말해 현재 잠실 월드타워보다 적 항공기 침투를 쉽게 관찰할 수 있고 요격이 편한 곳에 들어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롯데월드타워가 주변 건물에 비해 너무 고층이라는 점도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현재 군이 보유한 방공포는 20㎜ 발칸포와 35㎜ 오리콘포다. 발칸은 사정거리가 2㎞, 오리콘포는 3㎞다. 또 다른 영관급 출신 군 관계자는 "최근 북한군이 내려보내는 항공 기종은 항공촬영을 위해 저공비행을 하기 때문에 롯데월드타워에서 타격하는 게 오히려 비효율적"이라고 대답했다. 이 관계자는 "2010년 수도방위사령부가 작전성 검토를 한 결과 타격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그렇게 결론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과 달리 성남 서울공항과 연결 지어 또 다른 특혜 의혹도 회자한다. 서울공항은 롯데월드타워 뒤쪽 방향으로 5~6㎞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우리 군의 핵심시설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취임하자마자 민·관합동 회의를 열고 이상희 당시 국방부장관에게 관련 내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듬해 3월 건축 허가가 떨어졌다.
롯데그룹은 이 땅을 1987년에 산 뒤부터 초고층 건축을 추진했다. 작고한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숙원이었다. 하지만 군 전투기 이착륙 시 안전성 우려로 공군이 반대해 허가가 나질 않았다.
그렇다면 유사시 서울공항은 누가 방어하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서울공항 방어 측면에서도 롯데월드타워에 방공시설이 들어서야 하는 것 아닌가.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서울공항 방어는 패트리어트 등 또 다른 방공 유도탄 부대가 맡고 있기에 문제 없다"고 대답했다.
서울 전역 대공방어협조구역…초고층 건물마다 방공포 갖춰
서울 시내 전역은 원칙적으로 비행 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라 서울 전 지역이 대공방어 협조구역이다. 곳곳마다 방공시설도 들어서 있다. 이런 이유로 초고층건물은 인허가 단계부터 서울시와 국방부와 협의해야 한다.
군에서 방공 업무를 했던 또 다른 영관급 예비역 장교는 "작전상 불필요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설치한다고 해서 꼭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면서 "당시 군과 서울시가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는 시간이 10년 이상 지나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공 방어망이 기본적으로 구축이 돼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며 "방공 등 세부 시설은 보안 사항이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안보라는 것에 있어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KPI뉴스 / 송창섭·서창완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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