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1지방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4년 전엔 호남처럼 민주당이 4곳을 싹쓸이했고 이번엔 대선 패배의 여파로 열악한 상황이지만 반타작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야 호남 3석과 제주, 경기 포함해 7석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선방한 것으로 발표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충청권 4곳을 석권했다. 민주당이 3선을 끝으로 퇴장한 이시종 지사의 충북을 제외한 3곳에서 탄탄한 지지세가 있는 현역 지사를 내세웠지만 국민의힘 돌풍을 막지 못했다.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완패한 것은 충청에서 단 한곳도 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4년 전 충청은 민주당에 광역자치단체장 압승과 기초단체장 23대8이라는 대승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각본을 짠 것처럼 정확히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대체 충청권 민심이 이처럼 돌변한 배경은 무엇일까.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강세는 호남을 제외한 전국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충청권은 유독 달라진 분위기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세 가지는 분명하다. 대선 이후 민심이 우클릭하고 '윤풍(尹風)' '박완주 성비위사태' '행정수도 완성론'이 고비 때마다 지역여론을 흔들었다.
윤풍은 충북과 충남에서 위력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민주당 노영민 후보의 대항마로 윤석열 당선인 특별고문인 김영환 전 의원을 내세워 '윤심'과 '문심'의 구도로 만들었다.
또 윤 대통령은 직접 충남지사 후보로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던 김태흠 의원을 발탁해 국회의원 4선에 현직지사인 민주당 양승조 후보를 저격했다.
충북에선 김 후보가 노 후보를 여러 여론조사에서 월등히 앞서나갔으며 충남에선 김 후보가 단숨에 양 후보와 박빙의 구도를 형성했다. 윤풍의 위력은 대전시장 선거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민주당 박완주(천안을) 의원의 성비위 사태도 선거막판 충청권 판세가 출렁이게 했다. 특히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박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천안 아산이 지지기반인 양 후보에게 상당한 타격을 주었다.
여기에 양 후보 본인도 성추행 피소로 상대방 및 일부 언론과 이전투구의 고소고발전이 전개되면서 김 후보는 어부지리로 득표율을 올릴 수 있었다.
'행정수도 완성론'은 민주당이 유독 강한 세종시의 선거구도를 바꾸어놓았다. 특히 윤 대통령이 주재한 첫 국무회의가 세종에서 열리고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여당출신 시장이라야 행정수도를 완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표로 연결된 것이다.
국민의힘이 충청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면서 2년 뒤 총선 지형도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 10년간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복수의 정당 관계자는 "충청은 이명박 정부 말기 이후 민주당이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항상 높은 당선율을 보여왔다"며 "하지만 지난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퇴조하고 국민의힘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 민주당이 혁신하지 못한다면 다음 총선에서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박상준 기자 p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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