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동성·양성애 환자 많고 여러국가서 동시 발생
발열 오한과 온몸 수포…치명률 3~6%, 전염력 낮아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 확산세를 보이는 '원숭이두창'이 또다른 팬데믹이 될 수 있어 세계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23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 감염자와 직접 접촉했거나 함께 사는 사람은 3주 자가격리를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HSA는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은 최근 접촉 이력을 제공하고 이동하지 말며 면역이 약화한 이들이나 임신부, 12세 미만 어린이와 접촉을 피해야한다고 밝혔다.
국내 감염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우리 방역 당국은 유입에 대비해 검사체계를 구축하는 등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국은 2016년 이미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법과 시약 개발을 마쳤고 실시간 PCR(유전자 증폭) 검사로 원숭이두창 진단이 가능하다. 또 원숭이두창 백신은 아니지만 활용할 수 있는 천연두 백신 3502만명분을 비축해 놓은 상태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정부가 천연두백신 3502만명분을 비축하고 있다"며 "생물테러 대응 등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세부 사항은 비공개"라고 말했다.
다만 천연두 백신은 접종 방법이 까다로워 코로나 백신처럼 대규모 접종은 어렵다. 천연두 백신은 '분지침'이라는 바늘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특수한 바늘로 피부를 긁거나 찌르는 방법으로 접종한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두창·痘瘡)와 같은 인수(人獸)공통 감염병이다. 환자의 체액, 오염된 침구나 성관계 등 밀접 신체 접촉은 물론 호흡기 비말(침)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1958년 두창과 비슷한 증상이 독일 실험실 원숭이에게서 나타나 이런 이름이 붙었다. 1970년 콩고에서 처음으로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된 뒤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다 이달 초부터 유럽 각국에서 감염 사례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를 넘어 중동인 이스라엘까지 퍼지며 의심환자가 발생한 나라와 건수는 15개국에 120건에 이른다. 아프리카 11개국만의 풍토병이었던 원숭이두창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원숭이두창 환자들은 아프리카 여행 이력이 없는 20~50세 남성 동성과 양성애자에 집중됐다.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 감염 질환으로 발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 초기 증상이다. 이후 피부에 수포와 딱지가 생기는데, 얼굴은 물론 생식기 등 몸 전체로 번지기도 한다. 별다른 치료 없이 2~4주 내 회복하지만, 중증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질병청이 WHO를 인용해 밝힌 최근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다. 다만 전파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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