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이전, 내각구성 잡음, 잇단 정책 후퇴…불통 이미지 강화
노무현 정부, 출범 1년만에 지지율 20%대 추락에 이어 탄핵소추 다음 주에 새 정부가 출범한다. 이제 자기 실력으로 헤쳐나가야 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상황이 좋지 않다. 잘 할 거란 여론이 40%대 중후반에 머물고 있다. 이전 대통령의 해당 수치가 80% 정도였던 걸 감안하면 대단히 낮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낮은 걸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 대선이 0.7% 차이로 승부가 갈릴 정도의 박빙이어서 패배한 쪽이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는 분석부터 대선이 끝나고 석 달 만에 전국 단위 선거가 다시 열리기 때문에 진영 간 대결이 해소될 수 없다는 설명까지 다양하다. 이유가 무엇이든 새 정부는 낮은 기대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세 그룹의 지지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나는 진보개혁 그룹, 두 번째는 민주주의 가치에 동의하면서 기존 성장 프레임을 선호하는 수도권의 중도적 중산층, 마지막은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의해 만들어진 충청의 정책 중심 지지층이었다. 이중 두 번째 그룹이 중요했다. 외환위기 때 형성된 한나라당에 대한 비호감 정서에 노무현의 인간적 매력이 더해져 해당 그룹의 지지를 끌어냈다.
정부가 출범하자 진보개혁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은 빠르게 떨어져 나갔다. 중도적 중산층이 경제 양극화에 대한 불만으로 등을 돌렸고, 충청 그룹은 행정수도를 받아야 하는 채권으로 여겼기 때문에 지지가 견고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정부가 출범하고 1년 만에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 '앞으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은 대통령이 되지 말아야 한다'거나 '길을 가다 넘어져도 노무현 때문'이란 비아냥이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마침내 20%대 지지율에 고무된 야당이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새로운 정부는 어떤 그룹의 지지를 통해 집권했을까? 우선 기존 보수그룹이다. 2016년 총선부터 네 번의 전국단위 선거에서 모두 졌기 때문에 다른 어떤 때보다 정권을 되찾겠다는 열망이 뜨거웠다.두 번째는 반문재인 그룹이다. 그중 큰 역할을 한 게 집값 급등에 분노한 사람들이었다. 마지막은 '이대남'으로 통칭되는 젊은 그룹이다. 현실이 녹록지 않아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싶은데 그 대상이 정부가 된 것이다.
첫 번째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두 그룹은 새 정부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다. 반문재인 그룹은 대상이 사라졌기 때문에 새 정부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인수위가 부동산 등 최우선 정책 과제의 방향을 정하지 못한 것은 이 그룹이 가지고 있는 복잡한 요구를 풀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대남의 불만은 근본적 해소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언제든지 새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바뀔 수 있다. 이런 사정들이 모여 만들어진 게 40%대 지지율이다.
대선이 끝나고 취임할 때까지 새 정부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집무실 이전, 내각 구성을 둘러싼 잡음, 잇단 정책 후퇴까지 소통보다 불통의 이미지가 강해졌다. 이를 개선하지 못해 두세 번째 그룹의 지지가 약해진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임기 1년 만에 낮은 지지율을 맞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총선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20년 장기집권 발판이 만들어졌다고 환호했다. 그리고 1년 후 서울, 부산 보궐선거에서 패배했고, 2년후 정권을 내줬다. 민심은 고정돼 있지 않다. 이제는 새로운 정부가 문제를 풀어야 할 시간이다.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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