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제발 신축아파트에 한번 살아보자"

송창섭 / 2022-03-26 13:56:12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분위기 바뀐 1기 신도시
새 정부 규제 완화 기대감 커져… 곳곳 신고가 거래
건설업계 "지방선거 앞두고 시장 더 불안해질 듯"
"나도 제발 신축아파트에 한번 살아보자"

3월26일 경기도 고양시 경의중앙선 일산역 앞 A아파트 단지에 걸린 현수막 내용이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단지 [뉴시스]

지난 2월까지 이 아파트에는 '리모델링 추진위' 구성을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런데 대선 후 슬그머니 사라지더니 최근 들어 아파트 재건축을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다시 내걸렸다. 이는 일산신도시만의 현상이 아니다. 경기도 성남 분당, 안양 평촌 등 다른 1기 신도시 내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대선이 끝난 후 경기도 1기 신도시 아파트 단지들이 들썩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관련 규제가 풀릴 것이란 기대감이 만들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성남시 이매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B씨는 "정권이 바뀌면 재건축 아파트 값이 더 오를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호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한양 전용면적 35.1㎡는 지난 16일 7억3000만 원(8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이 평형대 매물의 실거래가액은 5억9000만~7억1500만 원이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4일 발표한 3월 셋째주(21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아파트 매매값은 한 주 전보다 0.02% 올랐다. 성남시 수정구도 매매값 상승률이 0.01%였다. 통계를 낸 한국부동산원은 "일산서구는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가 있는 일산․대화동 위주로, 성남 수정구는 주거환경 등 개발 기대감 있는 태평․신흥동 위주로 아파트 매매값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3월 셋째주 조사에서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는 아파트 매매값이 0.08% 올랐고, 고양시 일산서구는 상승률이 0.15%였다.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준공 30년 이상 공동주택 정밀안전진단 면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완화, 역세권 민간 재건축 용적률 최대 500%까지 상향 등의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을 잇따라 내놨다.

▲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7년 만에 통과한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아파트 5단지 모습. [뉴시스]

이러한 기조는 인수위가 꾸려진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윤 당선인은 2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경제2분과의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현장에 방문해 "주택 가격 급등 원인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있다"며 다주택자 규제 완화에 대한 검토를 주문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향후 0.5%p 수준의 대폭 인상을 예고했음에도 2월 한은 금통위가 금리동결을 결정해 부동산 가격 거품에 대한 경계감이 느슨해졌다"며 "4월 금리결정 전 부동산시장의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마다 선심성 공약이 연달아 터져 나올 경우 지금의 아파트 값 상승세는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KPI뉴스 /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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