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굳건한 안보태세 갖춰 자유·평화 지킬 것"
김은혜 "정권교체기 전략적 우위 점하려는 행동"
'강대강' 대결 남북관계…尹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
정세현 "尹 버르장머리 말에 김정은 '고쳐봐'한 것"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북한에 엄중하게 경고한다"며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못박았다.
윤 당선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서해수호의 날을 하루 앞둔 시점인 어제, 북한이 올해 들어 12번째 도발을 해 왔다"며 "대한민국은 더욱 굳건한 안보태세를 갖춰 자유와 평화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ICBM '화성-17형'이라고 밝혔다. 이번 도발은 핵실험·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4년 만에 파기한 것이다.
윤 당선인이 북한 ICBM 발사에 대한 메시지를 직접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 입장이 왜 미사일 발사 때마다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도 나온다"며 "선거 때는 자유롭게 입장을 표명했지만 당선인 이름은 차기 대통령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현재의 군 통수권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일사분란한 외교안보 관리가 이뤄지도록 군 최고통수권자 지휘가 명료하게 이뤄질 수 있게 반보 뒤에 서 있는 게 관례이자 도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전날 밤 늦은 시각까지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김성한 간사 등 위원들과 상황점검을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북한은 우리의 정권 교체기마다 무력 시위를 벌여왔다. 새 정부 대북정책 기조를 가늠해보려는 의도다. 김 대변인도 "과거 북한은 늘 대한민국 정부 정권 교체기에 전략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동을 해왔다"며 "신정부 출범을 맞이해 늘 과감히 도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엔 모라토리엄 파기로 한미의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다는 점에서 무게는 확 다르다.
게다가 미국 등이 추가 대북 제재까지 내놓으며 경고했는데도 북한은 도발을 감행했다. 당분간 대화 없이 '강 대 강 대치'를 감수하며 행동에 나섰다는 게 대채적인 분석이다. 북한이 새 정부 '길들이기'에 들어가 안보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윤 당선인 메시지도 북한 무력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를 띠고 있다.
모라토리엄 '봉인'을 해제한 북한은 앞으로 고강도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다음달 15일 김일성 전 주석 생일인 태양절 110주년을 앞두고 있다. 내달엔 한미연합훈련도 실시된다.
북한이 체제 결속 등 분위기 조성을 위해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CBM을 또 쏘거나 핵실험을 재개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럴 경우 새 정부 출범 전후로 남북관계가 상당 기간 정면대결 구도로 굴러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북한 도발에 대한 응징을 예고했다. 선제 타격론은 일례다. 한미동맹을 통한 단호한 대응 방침도 수차 확인했다.
외교가 안팎에선 한반도 정세가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5년 전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 당선인으로선 집권 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국정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여권 일각에선 이번 도발이 윤 당선인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당선인이 선거 기간 중 '김정은이 도발을 하면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했다"며 "김 위원장이 '그래 할 테면 해봐. 어? 버르장머리 한번 고쳐 줘 봐'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인수위가 명심해야 될 점은 후보가 했던 말대로 했다가는 이명박, 박근혜 시절보다 훨씬 더 엄혹한 남북 관계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6일 대선 유세에서 "국민들이 불안하면 현 정권을 지지할 거란 계산으로 김정은이가 저렇게 쏘는 것"이라며 "제게 정부를 맡겨주시면 저런 버르장머리도 정신이 확 들게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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