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민심은 5년만에 정권심판 택했다

허범구 기자 / 2022-03-10 02:20:35
오전 4시 尹 48.6%, 이재명 47.8%…0.8%p차 신승
尹 "위대한 국민 승리…대한민국 위해 하나돼야"
과반 정권교체 여론, 선 굵은 리더십 등 승인
'여소야대' 정국 요동…첫 총리 인준 협치 시험대
尹,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文·與 관계설정 주목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 새로운 대통령이 10일 새벽 선출됐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지난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10년 정권주기설'을 처음으로 깨고 5년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정권심판을 원하는 민심 요구가 그만큼 컸던 것으로도 보인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4시까지 개표가 98% 진행된 결과 48.6%를 득표해 사실상 20대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 후보는 47.8%에 머물렀다. 표차가 0.8%포인트(p)에 불과했다. 역대 대선에서 격차가 가장 적은 초박빙이었다.

윤 후보는 70%를 넘는 영남권 몰표에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과 '스윙보트'인 충청권에서 이 후보를 앞서 승기를 잡았다. 호남에선 두 자릿수 지지율을 차지했다. 이대남(20대 남성)과 60대 이상에서 60% 안팎의 많은 표를 얻었다.

이 후보는 호남권에서 80%대를 득표하고 영남권에서도 30, 40%대로 선전했으나 석패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지낸 안방 경기도에서 표차를 크게 벌리지 못한 게 중요한 패인으로 꼽힌다. 대장동 특혜 의혹이 끝까지 이 후보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대선은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가 출구조사에서 0.6%p차 접전을 예측한대로 시종 피말리는 개표 상황을 이어갔다. 전날 밤 개표 직후엔 이 후보가 줄곧 앞서갔으나 이날 오전0시 30분쯤 윤 후보가 따라 잡아 역전했다. 윤 후보는 격차를 조금 벌려 나갔으나 표차가 1%p도 안되는 접전 상태가 몇시간 지속됐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3시55분쯤 자택에서 나와 진을 치고 있던 지지자들에게 "밤이 아주 길었다. 응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윤 당선인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승리는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윤 당선인은 이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 위로의 말을 건낸 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대한민국을 위해 모두 하나돼야한다"고 통합을 당부했다.

이 후보는 앞서 이날 새벽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것은 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 여러분의 패배도 민주당의 패배도 아니다"라며 "모든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대선 패배 승복을 선언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승리할 수 있었던 데는 과반에 달하는 정권교체 여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과 불공정, 내로남불 행태에 분노하고 실망한 유권자가 윤 후보를 정권교체 적임자로 선택한 것이다. 

서울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밀린 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싸늘한 민심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윤 당선인이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에 따른 당 내분 위기를 수습하고 사전투표 직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 합의를 극적으로 이끌어내는 등 중요한 고비에서 발휘한 선 굵은 리더십과 정치력도 중요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윤 후보가 당선되면서 정국은 당분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이 원내 2당이기 때문에 윤 당선인 승리는 '여소야대' 상황을 예고한다. 윤 당선인이 마음 먹은대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선 국회 뒷받침이 절실하다.

▲ 국민의힘 의원, 당직자 등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제히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윤 후보는 취임하더라도 110석에 불과한 소수 여당을 발판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72석의 거대 정당이다. '거야'가 될 민주당 협조가 없으면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윤 당선인이 민주당과 협치를 선보인다면 갈등과 충돌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정책 집행과 공약 추진 등을 위해 국정 드라이브를 건다면 민주당과의 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후 민주당 과반의 시의회와 잦은 마찰을 빚은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회 재석 과반 동의가 필요한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 인준안 처리가 협치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당분간 선거 패배 책임론을 놓고 내홍을 겪을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도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가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대선 직후 양당이 합당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 윤 당선인이 안 대표와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키로 약속한 만큼 협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정국이 출렁일 수 있다. 

윤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의 관계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선거 기간 윤 후보의 '전 정권 적폐수사' 발언을 놓고 윤 당선인과 정면충돌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 여부가 분수령으로 보인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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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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