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녹취록 공방…후유증 예고한 '비호감 대선'

허범구 기자 / 2022-03-08 10:21:34
전례없는 네거티브…누가 돼도 통합 리더십 절실
D-1 김어준, '김만배 녹취' 틀며 "윤석열 수사 안해"
권영세 "李 '퍼뜨려달라' 뒤 밭갈이…드루킹시즌2"
JTBC…"李 첫 수행비서, '대법원에 많이 작업' 언급"
與 "명백한 허위, 법적대응"…野 "李 출마자격 없다"
3·9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8일은 마지막 선거운동일이다. 이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졌다. 정치색 강한 매체와 여야가 뒤엉켜 비호감 대선을 부채질했다.

이번 대선에선 시작부터 이전투구가 예고됐다. 대장동 특혜와 고발사주 의혹, '배우자 리스크' 등이 잠복한 탓이었다. 결국 여야 거대 정당이 상호 비방전으로 시작과 끝을 일관한 셈이다. 20대 대선은 역대 비호감 1순위로 자리매김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UPI뉴스 자료사진]

친여(親與) 방송인 김어준 씨는 8일 자신의 방송인 TBS라디오에서 인터넷매체 '뉴스타파'가 공개했던 이른바 '김만배 녹취록'을 다시 틀었다. "포털(사이트)에서도 그냥 뉴스타파가 직접 걸어서 들려주면 되는데, 이 오디오를 안 들려준다"는 핑계를 댔다.

김 씨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검사시절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대장동 사건'에 대한 여권의 주장을 대변했다. 이어 "이런 얘기를 김만배 씨 입으로 이제 들은 건 우리가 처음이란 말이죠"라며 해당 녹취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 씨는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공개 지지한 바 있다.

민주당은 선거 유세와 공개회의, SNS 등 가능한 채널을 통해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며 여론전에 집중했다. 이 후보는 직접 "퍼뜨려달라"며 녹취록 유포를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반격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수사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언제까지 이런 저급한 마타도어를 하는 건지 민주당의 지적 수준이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권 본부장은 "더 심한 것은 민주당이 막판 패색이 짙어지자 여론조작 수법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기다렸다는 듯이 이재명이 SNS 링크를 걸고 퍼뜨려달라면서 소위 '밭갈이'를 시작했고 온갖 커뮤니티에 동시다발적으로 이 내용이 퍼졌다"고 지적했다. "그걸로 부족했는지 추천 수를 조작하는 범법행위까지 동원됐다. 민주당의 '드루킹 시즌2'"라고도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에서 김만배 녹취록을 "쉰 떡밥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진 전 교수는 "(녹취 시점은) 지난해 9월로 (대장동) 사건이 이미 터졌을 때"라고 운을 뗐다. 그는 "대화하신 분이 (전임) 언론노조 위원장이다. 본인도 기사를 쓰시는 분이고 만약에 이게 정말로 신빙성이 있다고 한다면 그 당시에 이미 기사를 썼어야 한다"고 했다. "이걸 몇 개월 들고 있다가 선거 3일 앞두고, 사실 확인하기에는 짧은 시간 안에 터뜨렸다는 것은 공작이라고 본다"는게 진 전 교수 진단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6일 녹취록 관련 기사를 음성 녹음 파일과 함께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기사에서 김 씨가 대화한 사람이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라고 전하며 외부에서 제3자로부터 '제보'를 받은 것처럼 신 씨를 소개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에 따르면 신 씨는 뉴스타파의 돈을 받고 취재 용역을 수주하는 사람으로 드러났다.

2018~2019년에만 총 8000만 원에 달하는 '용역비'를 받아왔고 지금도 받고 있다고 한다. 대화의 신빙성이 뚝 떨어지는 대목이다. 

또 다른 친여 매체인 열린공감TV는 전날 윤 후보가 검사 시절이던 2013년 말 대구고검에 좌천돼 약 2년간 근무할 당시 검찰 출신의 대구 지역 한 건설업자로부터 향응 및 성 접대를 받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은 선대본부 대변인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모두 악의적으로 지어낸 허구"라며 수사기관 고발을 예고했다.

JTBC는 전날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던 2020년 당시 이 후보의 첫 수행비서였던 백모 씨가 지인과의 통화에서 '대법원에 로비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며 해당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녹취에 따르면 백 씨는 당시 성남시장 정무비서관과 통화하며 "대법원 라인이 우리한테 싹 있다. 우리가 대법원을 한다"며 "그동안 작업해 놓은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번엔 민주당이 발끈했다. 선대위 공보단은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상상력이 빚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이므로 엄중하게 법적 대응 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첫 수행비서로) 언급된 백모 씨는 2013년 하반기 사직했으며 그 이후로는 이 후보 관련 업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보단은 "백 씨가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허세를 부리는 발언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권영세 본부장은 이날 대장동 관련자들의 '대법관 매수 의혹' 보도를 언급하며 "대법관 재판 거래가 사실이면 이재명은 대선 출마 자격조차 없다"라고 공격했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권순일 전 대법관에게 50억 원을 챙겨줘야 한다는 김만배의 발언,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첫 수행비서의 말, 소름끼치게 부합하는 실제 대법원 사건 선고일과 표결 결과, 여기에 무엇이 더 필요한지 이제 이 후보와 민주당이 말할 차례"라고 압박했다.

선거전에서 드러난 여야의 극한 대립은 선거 후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한다. 패자에 대한 '정치 보복' 가능성이 제기되며 극한 대립이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사전투표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 투표 부실 관리 논란까지 벌어져 분열상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정선거 주장이 힘을 얻고 자칫 불복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갈등상을 봉합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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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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