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2년 구형했으나 벌금형으로 감경…"이재명 판정승" 3월9일 대권을 놓고 맞붙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법조인 출신이다. 정치 입문 전 이 후보는 변호사, 윤 후보는 검사였다. 변호사도 잠깐 했다.
둘의 대결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법정에서도 딱 한 번 대결한 적이 있다. 2000년대 초반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의약분업 사태 때였다. 윤 후보는 검사로, 이 후보는 피고인 측 변호인으로 법정에서 부딪쳤다. 당시엔 이 후보 '판정승'이었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의약분업을 시행했다. 전문의약품을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약을 약사가 판매토록 했다. 의사는 외래환자에게 원외처방전만 발행토록 했다. 2000년 7월 이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의료계는 집단 저항했다. 대정부 투쟁을 주도한 김재정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등 지도부가 그해 9월 구속됐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검사가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하던 윤 후보다. 검찰은 강경 투쟁을 주도한 김재정 회장과 신상진 의권쟁취투쟁위(의쟁투) 위원장에게 징역 2년형을 구형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재명 후보는 피고인 신상진 위원장 1심 변호인으로 나섰다. 1990년대 초반부터 성남YMCA 등 시민단체 활동을 함께 한 게 인연이 됐다. 김재정 회장 등 다른 의협 지도부 변론은 전현희 변호사(현 국민권익위원장)이 맡았다. 치과의사이면서 변호사인 전 위원장은 18·20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검찰은 의협 지도부에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의료법 위반 등 3가지 죄목을 걸었다. 2001년 7월 1심 재판부는 이 후보가 변론을 맡은 신 위원장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천직을 포기하면서까지 의약분업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내놓으려고 애쓴 점 등을 감안해 형량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결과도 1심과 같았다.
상고심은 달랐다. 2005년 9월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주심은 훗날 국민권익위원장이 된 김영란 대법관(현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이었다.
이듬해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 신 위원장은 벌금형(200만 원)을 받으면서 사건은 마무리됐다. 신 위원장은 의약분업 사태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 17대부터 내리 네 번 경기도 성남 중원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법정 대결은 이 후보의 '판정승'으로 끝난 셈이다. 검찰의 징역 2년 구형에 1,2심 재판부는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파기환송심은 '벌금형'으로 형량을 낮췄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신 전 의원은 자신을 수사한 윤 후보 밑에서 경기선대위 공동총괄선대위원장으로 뛰고 있다.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성남시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신 전 의원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와 함께 시민단체 활동을 할 때는 친했다. 하지만 그가 성남시장 선거에 나선 이후부턴 정치적으로 갈라져 자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행사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와 악수하며 "과거 성남 법정에서 자주 뵀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내 기억엔 없다. 왜냐하면 나는 형사사건을 거의 안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KPI뉴스 /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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