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李씨, 사망 전 페북에 "절대 자살 생각 없다"
野 "자살인지 자살 위장 타살인지"…"李, 자격없다"
與 "李씨, 조작의혹 당사자"…李 "안타깝고 명복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의혹과 관련된 사람이 또 죽었다. 극단적 선택이 벌써 세 번째다.
2명은 대장동 개발 특혜 논란의 주요 인물이었다.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개발1처장이 각각 지난해 12월 10일과 21일 사망했다. 이번엔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담긴 녹취록 제보자다.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이 모씨는 지난 11일 밤 서울 시내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는 2018년 이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가 수임료 명목으로 현금 3억 원과 상장사 주식 20억 원 어치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친문 성향 단체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에 제보했다.
이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이 씨가 페이스북에 쓴 글들을 놓고 의구심이 증폭됐다.
우선 유한기 전 본부장이 구속 영장이 청구된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작년 12월 10일. 이 씨는 "이 생은 비록 망했지만 전 딸, 아들 결혼하는 거 볼 때까지는 절대로 자살할 생각이 없습니다"고 적었다.
또 김문기 처장이 사망한 이튿날인 작년 12월 22일. 이 씨는 "현재까지 뉴스에 보도된 내용으로 판단할 때 김문기는 자살을 추정할 아무런 징후나 합당한 동기를 찾기 힘들어 보인다"고 썼다. 또 "이재명 반대 운동 전면에 나선 분들 서로 생사 확인 한다고 분주. ㅎㅎ"라고 했다.
이 씨의 마지막 페이스북 게시물은 지난 7일 올라왔다. 이 후보 조카들의 범죄 혐의를 나열한 글이었다.
야권은 이 후보를 겨냥해 잇단 사망에 의문을 표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혀 상관 없다"며 이 후보를 엄호했다. 이번 돌발 사태에 대한 여론의 향배가 주목된다. 대선이 12일로 56일 남았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 사퇴를 압박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쯤 되면 이 후보는 대통령 후보 자격 자체가 없다"며 "희대의 연쇄 사망 사건에 대해 이 후보는 '간접살인'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며 법적 책임 유무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검찰이 철저히 조사해 억울한 죽임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자살인지 자살 위장 타살인지 모를 이재명 후보 관련 사건의 주요 증인이 또 죽었다"며 "우연치고는 참 기이한 우연의 연속"이라고 했다. 이어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조폭 연계 연쇄 죽음은 아닌지 이번에는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며 "무서운 세상이 돼간다"고 개탄했다.
김은혜 의원도 "이 씨는 유 전 본부장 사망 당시 자신은 절대 극단 선택을 하지 않겠다고 했던 분"이라며 "그런데 지난 한 달 새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알고 있는 세분이 연쇄 의문의 죽음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는 모른척 한다고 덮을 수 없다. 진실을 공개해달라"고 촉구했다.
다른 야당도 보조를 맞췄다.
정의당 장혜영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 관련 인물들의 갑작스런 죽음만 벌써 세 번째"라며 "우연의 연속이라고 보기에는 참으로 오싹하고 섬뜩한 우연"이라고 지적했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도 "대선이 호러물이 되어 버렸다"며 "이 후보의 진실을 알고 싶다. 국민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선대위 대변인도 "아수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에 분노한다"며 "목덜미가 서늘해지고 소름이 돋을 정도"라고 했다.
민주당은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어떤 정치적 공세도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
선대위 공보단은 입장문을 내 "국민의힘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타도어성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공보단은 또 언론을 향해 "고인은 지난해 이 후보에 대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라는 허위 주장으로 고발 조처됐다"며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기 전까지 이 씨는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씨 사망 소식이 보도된 지 약 3시간 만에 선대위 공식 입장을 냈다.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이 후보에게 악재가 되지 않도록 신속히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망인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는 "입장은 우리 선대위에서 낸 게 있으니깐 참고해주시면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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