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 국민의힘…'원팀 정신' 잊고 내분 위기 자초

허범구 기자 / 2021-11-23 10:58:58
윤석열 43.2% 이재명 36.5%…격차 2주새 10%p ↓
홍준표, 尹·경선후보 오찬 불참…반윤 발언 쏟아내
김종인, 尹과 선대위 인선 힘겨루기…'원팀' 불투명
"정권교체 외면 洪·金 나가라" 당게시판 성토 봇물
진중권 "尹측만으로 이긴다 생각…화력지원끊겠다"
국민의힘이 '원팀 정신'을 잊고 내분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11·5 전당대회 후 경선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 있다.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 출범은 아직도 미정이다. 우려했던 '홍준표·김종인 변수'가 활성화한 탓이다. 두 사람에 대한 당내 반감은 고조되고 있다. 계파싸움으로 사분오열하던 '도로 한나라당' 얘기가 나온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운데)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욱이 윤 후보 지지율이 주춤하는 상황이어서 설상가상이다. 정권교체 여론도 하락 추세를 보여 주목된다. 

여론조사공정㈜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윤 후보는 5자 가상 대결에서 43.2%를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6.1%였다. 윤 후보가 이 후보를 7.1%포인트(p) 앞섰으나 격차는 확 줄었다. 지난 6, 7일 조사에선 윤(46.8%), 이 후보(29.6%)의 격차가 17.2%p에 달했다. 2주 새 10%p가 증발했다. 윤 후보의 '컨벤션 효과'가 떨어지고 이 후보 지지층은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 40.0%, 이 후보 39.5%로 초박빙이었다. 지난 조사(15일)에 비해 윤 후보는 5.6%p 떨어졌고 이 후보는 7.1%p 올랐다.

KSOI 조사에 따르면 '정권교체' 의견(46.8%)과 '정권재창출' 의견(42.1%)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 선출 직후인 5, 6일 조사에선 '정권교체론'(53.6%)이 '정권재창출론'(37.0%)을 16.6%p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 후보는 이날 경선 레이스에 참여했던 후보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결속을 다졌다. 그러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불참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 두번째)가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경선 후보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물잔 건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윤 후보,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박찬주 전 육군대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박진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불참했다. [뉴시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정권교체를 위해 두 사람의 '원팀' 동참을 요청했으나 응답을 듣지 못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전대 현장에서 경선 결과 승복을 선언했으나 지금까지 '비협조' 자세다. 

특히 홍 의원은 2030세대와 소통하는 플랫폼 '청년의꿈' 홈페이지를 만들어 윤 후보에 대한 반감을 쏟아내고 있다. "윤 후보가 당선되면 대한민국이 불행해진다"고까지 했다.

홍 의원은 전날 '윤 후보가 만나자고 요청했다는데 왜 응답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후보, 윤 후보 중 누가 제일 싫으냐'는 질문에는 2시간 만에 "이재명"이라고 했다. 선대위의 '3김(김종인·김한길·김병준) 체제'에 대해선 "잡탕밥을 찾는 사람도 있다"고 혹평했다.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이 유력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사실상 선대위 합류 거부 입장을 밝혔다. "더는 정치 이야기를 하기 싫다.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와 갈라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뜻대로 안되면 판을 엎는 스타일이다. 개성, 고집이 강하다. 윤 후보도 뒤지지 않는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 관련 질문에 "그 양반 말씀하는 건 나한테 묻지 마세요"라고 했다. 불편한 심기가 역력하다.

이날 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할 말 있어요' 코너엔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을 성토하는 글이 쏟아졌다.

▲ 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홍준표, 김종인, 이준석 당신들은 정권교체에 관심이 없고 오직 자기정치만 하려고 하는 그 욕심에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김종인은 나라보다 내가 우선인 사람이다. 자신이 충분한 예우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이 들면 대의고 뭐고 다 필요없다"는 등의 내용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총괄선대위원장직은)무산된 듯. 장제원, 권성동, 김병준, 김한길 데려다가 뭘 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네"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그래도 여당을 견제하는 야당이라고 화력지원을 해주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며 김 전 위원장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 그는 윤 후보 측을 향해 "자기들만의 힘으로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쏘아붙인 뒤 "그게 후보의 판단이라면 할 수 없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처한 상황이 비교돼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 후보는 반성과 쇄신을 외치며 선대위를 전면 개편하는 등 지지율 올리기에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윤 후보는 주도권 다툼과 힘겨루기 등 구태 정치에 발목잡혀 있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신속히 선대위 인선 갈등을 정리하고 원팀을 꾸리지 않는다면 내분 위기로 정치력, 리더십이 상처받고 지지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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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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