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준 "이종필 부사장 잘 나가자 원 대표가 시기"
원종준 "전체적으로 말도 안 되는 소리" 일축 라임 펀드 환매중단의 단초가 된 건 2019년 7월 23일자 한국경제신문 보도('라임 펀드, 미국 폰지 사기에 돈 다 날렸다')였다. 이 기사의 제보자가 라임 내부, 그것도 원종준 당시 라임자산운용 대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실이라면 라임 펀드의 총책임자가 내부 고발자였던 셈이다.
보도 이후 라임 펀드는 펀드런(대규모 펀드 환매사태)과 환매중단으로 이어졌다. 라임 사태는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 모펀드 4개·자펀드 173개에 대해 환매중단을 선언하면서 1조6000억 원대 피해를 발생시킨 대형 금융 사건이다.
'원종준=내부 고발자' 주장은 지난 10월28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순환)의 라임 사태 관련 항소심 재판에서 나왔다.
이날 재판엔 고객들에게 라임 사모펀드를 2400억 원 가량 판매한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 센터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모펀드는 주로 기관투자가, 고액자산가 등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수익을 내는 투자 상품이다. 금융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는 공모펀드와 달리 펀드운용이 자유롭다. 공모펀드에 비해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한다.
장 전 센터장은 "원 전 대표와 그의 지인이 한국경제신문 기자에게 제보했다는 이야기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2020년 초 똑똑히 들었다"고 주장했다. 2020년 초 장 전 센터장은 개그맨 김한석과 나눈 대화에서 김봉현 전 회장을 '라임펀드 전주(錢主)'로 언급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의 정치권·검찰 로비가 드러나면서 권력형 비리로 쟁점화했다.
장 전 센터장은 이날 "라임 사태가 터지고 대체투자 부문을 책임진 이종필 전 부사장이 잠적하자 원종준 전 대표가 나 몰라라 했다"며 "원 전 대표는 '이 전 부사장 휘하에 있는 대체투자본부가 알아서 모든 책임을 지라'고 떠넘겼다. 개인적으로 대표의 책임회피가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장 전 센터장은 또 "원 전 대표는 대체투자본부 수탁고가 늘어나자 이종필 전 부사장을 시기했다"고 증언했다. 원종준, 이종필, 장영준 세 사람은 동갑내기 친구다.
장 전 센터장은 라임 사모펀드 설립 초기부터 판매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재판에서 "2019년 초 라임자산운용 내 대체투자부문 자산이 늘어나면서 대표와 부사장 간 감정싸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판매해 고객들에게 손해를 입힌 장 전 센터장은 징역 2년형이 확정된 상태다. 라임사태 주범으로 지목된 이종필 전 부사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원 전 대표는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장 전 센터장 법정 증언에 대해 원 전 대표는 지난 3일 UPI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전체적으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구체적 해명은 하지 않았다.
지난 10월28일 재판은 장 전 센터장을 상대로 한 이 전 부사장 변호인의 증인심문이 있었다. 검찰과 원 전 대표 변호인의 반대 증인심문은 다음 달 8일 열릴 예정이다.
KPI뉴스 / 탐사보도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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