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 방문 김만배, 이발소 갔다더니…대법 "대법관 허가해야"

허범구 기자 / 2021-10-07 20:09:13
金, 이재명 무죄 판결 전후 '권순일 8회 방문' 기록
재판거래 의혹에 "법조팀장·이발소 방문 목적" 해명
대법 "대법관, 방문 대상자 확인해야 출입가능" 입장
金 주장 진실성 떨어져…野 전주혜 "거짓말 드러나"

"외부인의 대법관 방문은 대법관 또는 대법관실의 사실 확인과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다."

대법원은 7일 비교적 까다로운 청사 출입 조건을 밝혔다. 국회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의 서면 질의에 답하면서다.

▲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의 대법원(법원행정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권순일 전 대법관 방문 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전 의원의 질의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관련된 것이다. 김 씨는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이다. 그는 권순일 전 대법관과 함께 '재판 거래' 의혹도 받고 있다. 권 전 대법관은 재임 시절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무죄 취지 의견을 냈다. 

그런 권 전 대법관을 김 씨가 대법원 판결 전후 8번이나 만난 것으로 최근 드러나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졌다. 김 씨는 논란이 커지자 "편의상 '권순일 대법관 방문'이라고 쓰고 실제론 대법원 구내 이발소를 갔다"고 강변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김 씨 주장에 반하는 취지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전 의원 질의에 "(대법원 청사) 출입 담당자는 원칙적으로 방문 대상 대법관실에 방문 신청자의 방문 예정 여부를 확인한 후 출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근거로 '대법원청사출입에 관한 내규 제7조 제2항'을 제시했다. 2항은 "보안관리대원은 방문인이 종합민원실 및 도서관 열람실 이외의 사무실을 방문할 경우 피방문인 및 피방문부서에 이를 전화로 연락해 방문이 허가된 경우에만 출입시킨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절차에 따르면 김 씨가 '권순일 대법관 방문' 목적으로 대법원 출입 신청을 했을 때 권 대법관이 사실 확인 후 허가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야 김씨가 대법원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김 씨는 2019년 이후 권 전 대법관실을 8차례 방문했다는 대법원 출입 기록이 공개되자 "단골로 이용하던 대법원 구내 이발소를 방문하거나 후배 출입기자를 만나러 온 것인데 편의상 '권순일 대법관 방문'이라고 적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조 기자 출신인 김씨가 권 대법관을 상대로 재판 로비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반박 겸 해명을 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 공식 입장에 따르면 "편의상 대법관 이름을 적고 이발소를 갔다"는 설명은 '진실성'이 떨어진다. 김 씨가 재판 로비 의혹을 부인하려다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판사 출신 전 의원은 "김만배씨 거짓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권 전 대법관이 김 씨와 약속을 하고 만난 것이라면 무슨 목적으로 만났겠는가"라며 "이 지사의 생환 로비가 그 목적임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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