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폭행 혐의' 文 참모 출신, 경기도 요직 낙하산 논란

탐사보도팀 / 2021-10-07 13:17:26
文 비서관·靑 행정관 출신, 여직원 폭행 혐의로 민주당 제명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채용되자 "낙하산 인사" 뒤늦게 논란
경과원 일각 "통상 업무 경험과 중국어 능통 여부 미지수"
강 모(50) 씨는 여권 인사다. 부산 사상구 구의원을 지냈고, 문재인 대통령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엔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에서 제명됐다. 사상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을 벌이던 기간에 여직원을 폭행한 게 문제였다. 피해자는 "성폭행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강 씨를 체포했고, 당은 즉각 제명했다.

그렇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제명됐으나 그는 지금 건재하다. 지난 5월 1일자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 통상진흥팀 소속 GBC(경기도비즈니스센터) 중국 상하이 대표처 소장(수석대표)에 선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7월 초부터 상하이 현지에 근무하고 있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중국어에 능통하지도 않고 이렇다할 통상 업무 경험도 없다. 업무 수행의 자격도 '미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지난 7월 경과원 소속 강모 씨(왼쪽에서 두 번째)가 중국 저장성 관계자와 만나는 모습. 통역이 대동한 이 모습을 토대로 경과원 일각에선 강 씨가 중국어 능통자가 아닌 낙하산 인사라고 말한다. [바이두 캡처]


경과원 해외 사무소 12곳 가운데 상하이가 최대

'경기도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로 불리는 GBC는 경기도 내 해외 투자 기업을 현지에서 지원해주는 기구로 현재 인도·중국·베트남 내 12곳에 대표처를 두고 있다.

이중 상하이·광저우·충칭 등 중국 3개 대표처 소장만이 경과원 소속이다. 나머진 현지 업체와 대행 서비스만 체결했다. 규모는 강 씨가 소장으로 있는 상하이 대표처가 가장 크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와 부산지역 국회의원 등이 2018년 4월26일 부산경찰청 앞에서 강모 더불어민주당 사상구청장 예비후보의 선거캠프 여성 관계자에 대한 성폭행 의혹을 경찰이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며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경과원에 따르면 GBC 예산은 경과원이 아닌 경기도가 별도로 책정한다. 올해 책정된 예산은 33억8000만 원이다.

경과원 일각에선 "강 씨가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데 적합한 경력을 갖고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1일자 경과원 채용공고에 올라온 자격요건엔 '통상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로 돼 있다.

강 씨는 1971년생으로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는 정치권 입문 전까지 부산에서 중소여행사를 경영했을 뿐 통상과 경제협력 관련 일을 해본 적이 없다.

중국어 능통하다는 강 씨, 중국 관계자 만날 때 통역 대동

또 다른 경과원 관계자는 "중국어 능통자를 우대한다고 했는데 정작 강 씨가 중국어에 능통한지 모르겠다"며 채용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중국 검색포털 바이두엔 강 씨가 통역으로 보이는 인사를 대동하고 중국 정부 관계자를 만나는 사진이 검색된다.

현재 경과원 원장은 올 초 임명된 이재명 지사의 핵심 경제 참모인 유승경 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다. 유 원장은 서울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에서 일했다. 이 지사와는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부소장으로 활동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는 기본소득제 도입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발족에도 주도적으로 나섰다.

경과원 "강 씨 채용 과정에 문제 없었다"

강 씨 채용 논란과 관련해 경과원은 "서류와 면접 과정에서 해당 업무를 맡는 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또 중국어 구사 능력을 평가하는 중국어능력시험(HSK) 등급에 대해선 "구체적인 개인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전경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제공]

채용 논란과 관련해 강 씨 해명을 듣기 위해 중국 상하이 대표처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경기도는 2018년 9월부터 학위와 경력 등 제한을 풀어 실적·능력을 갖춘 민간전문가를 더 확대 채용하는 '열린 채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사와 관련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경기도가 1997년 가짜 대학생을 '경찰 프락치'로 의심하고 집단폭행·고문해 사망케 한 정의찬 전 남총련 의장(당시 조선대 총학생회장)을 최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에 임명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KPI뉴스 / 탐사보도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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