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유동규 넘버 2·3…野 "이재명, 동규야 불러"

허범구 기자 / 2021-10-05 14:27:38
李 "유동규, 측근 아냐…정진상, 김용 정도 돼야"
정진상, '성남라인' 최측근…李 대리해 개입 의혹
이낙연 측 "정진상 문제되면 이 지사 바로 문제"
野 박영수 "李, 직원들 물리고 '동규야 이리와'"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

이재명 경기지사는 두 사람을 측근으로 꼽았다. "유동규는 측근이 아니다"고 반박하면서다. 지난 3일 경기도청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에서다. 당일 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구속됐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키맨이다. 이 지사가 구속을 예상해 친분설에 미리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왼쪽)이 2018년 10월1일 이재명 경기지사로부터 경기관광공사 사장 임명장을 받은 뒤 악수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 제공]

정진상, 김용은 어떻길래 이 지사가 대놓고 신임을 표할까. 

이 지사 대선 캠프의 정진상 비서실 부실장과 김용 총괄본부장은 대표적인 '성남라인'에 속한다.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초·재선을 거친 뒤 경기도정을 맡은 후에도 두 사람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너서클'의 실세 중 실세인 셈이다.

김남준 캠프 대변인과 유 전 본부장도 성남라인의 측근 그룹이다. 윤 전 본부장은 이 지사의 '측근 3인방' 중 장비로 불렸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다. '이재명 패밀리'라는 말도 나온다.

유 전 본부장 구속으로 정 부실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 지사를 대리해 대장동 사업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번지는 양상이다.

정 부실장은 이 지사의 '집사'로 불린다. 이 지사가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주변을 지키며 신뢰를 쌓았다. 1995년 성남시민모임에서 당시 변호사였던 이 지사와 함께 활동했다. 이 지사의 변호사 시절 사무장으로 일했다.

2010년부터 8년간 이 지사의 성남시 1·2기 정책비서관을 지냈다. 2018년 이 지사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후 비서실 정책실장을 맡았다. 언론에 나오는 걸 좋아하지 않아 '은둔형 실세'라는 말을 듣는다. 그의 얼굴이 나오는 사진은 포털에서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성남시정감시연대 이윤희 상임대표는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진상이 (대장동 사업) 기획연출자로서 이 지사 의중을 반영해 이 지사 '심복 중의 심복'인 유동규에게 모든 지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캠프도 정 부실장을 지목했다. 캠프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은 지난 1일 CBS 라디오에서 "유동규씨의 바로 위에 있고 이 지사의 최측근이라고 하는 정진상이라는 실장이 있다"며 "정진상이 문제가 되면 이 지사는 바로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진상이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순간 그건 (대장동 의혹이) 이 지사 바로 옆으로 가는 것"이라며 "정진상이 등장한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부실장은 화천대유가 시행한 대장지구의 한 아파트를 특혜 분양받았다는 의혹에도 휘말려 있다. 정 부실장은 "미계약분이 발생해 내게 순번이 와 분양받았다"며 특혜 의혹을 일축했다.

김 본부장은 이 지사가 자신의 '분신'이라고 평가한 인물이다. 2010~2018년 성남시의원을 지내며 이 지사를 의회에서 지원했다. 2018년 경기도청 초대 대변인을 맡아 '이재명의 입'으로 불렸다. 최근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갭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부동산 내로남불' 논란이 일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대장동게이트 TF 소속인 박수영 의원은 4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청 관계자 증언에 의하면 유동규는 평소 이 지사가 넘버1, 정진상이 넘버2, 자신이 넘버3라고 얘기하고 다녔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고(故) 이재선씨(이 지사 친형)와 이 지사 부인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 가족들도 잘 아는 사이였다고 한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복수의 경기도청 관계자 제보에 의하면 경기관광공사 사장 임명장 수여식을 하고 사진 찍는 절차를 준비했는데, 이 지사가 절차와 직원들을 물리고 '동규야, 이리 와라' 하면서 바로 티타임으로 들어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유동규, 이재명이 나란히 신문에 보도되기 시작한 최초 일자는 2009년 9월 30일이다. 그런데 넘버1이 넘버 3가 자기 측근 아니라고 했으니, 넘버3가 변심해서 다 불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어차피 받기로 한 돈도 다 못 받은 모양이던데"라고 썼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 구속 후에도 대장동 의혹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관리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대장동 개발 사업은 잘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한전 직원이 뇌물을 받고 부정행위를 하면 대통령이 사퇴하느냐"고 반격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5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유동규 씨가 들으면 기분이 안 좋을 수 있겠네요"라고 꼬집었다. "지금까지 유동규 씨는 여러 정황상 상당히 이 지사를 위해 노력을 많이 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소속 이기인 성남시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유 전 본부장을 언급하며 "그냥 측근이 아니라 최측근"이라고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의 최측근이라는 것은 성남시청이나 성남시의회에서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는 것이다.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은 박 의원을 향해 "근거 없는 주장을 즉시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현장에 있던 누구도 관련 발언을 들은 사람이 없는 허위 발언이었다"며 박 의원의 '동규야, 이리 와라' 주장을 반박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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