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치매환자' 실언…윤석열 '불안 이미지' 확산

허범구 기자 / 2021-09-30 10:11:50
유튜브 출연 "주택청약 통장 모르면 거의 치매환자"
"軍 사기저하, 女 사회진출에 채용가산점 사라져서"
잦은 말실수, 자질 부족과 '불안한 후보' 약점 부각
대장동도 악재 조짐…지지층, 尹 손절 가능성 상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주택청약 통장을 모르면 거의 치매 환자"라고 말했다. 지난 29일 유튜브 채널에 개설한 '석열이형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다. 자신이 주택청약 제도를 모른다는 지적을 반박한 것이다.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TV 토론회에서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직접 주택청약 통장을 만들어 본 적 있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저는 집이 없어 만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후 일반 국민이 집을 사기 위한 주택청약 제도도 모르는 후보라는 비판에 휘말렸다.

▲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윤석열 , 유승민 후보(오른쪽)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윤 전 총장은 '석열이형TV'에서 "청약 통장은 모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검사가 수사를 하면 주택청약 제도를 자연히 알게 된다는 취지의 설명을 곁들였다.

그는 "내가 집도 없고 혼자 살고 홀몸으로 지방을 돌아다녀 청약 통장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웠다"며 "그런 얘기를 하려 했더니 말꼬리를 딱 잡아 청약 통장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라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을 저격한 셈이다.

윤 전 총장은 입만 열면 말실수를 한다는 조롱을 받아왔다. '주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아프리카 노동' 등등. 사례는 차고 넘친다.

더불어민주당은 "실언이 '1일 1건'"이라고 공격한다. 초선 고민정 의원은 29일 YTN라디오에서 "국가 망신은 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은 말실수를 거듭하며 '자질부족'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해명이 실언을 보태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치매 환자'를 비하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유승민 캠프 권성주 대변인은 30일 "'1일1구설' 후보임을 입증했다"라고 몰아세웠다. 권 대변인은 "그동안 윤석열 라이브 방송이 없었던 이유를 알겠다"라며 "설마 일주일이 채 안돼 자신의 발언이 기억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해당 영상은 생방송 직후 비공개 처리됐다가 삭제된 상태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일정 부분을 편집한다고 영상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다시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질책했다. 오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중증 치매환자'에 빗댔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내가 첫 선대위원회 때 말조심하라고 당부했다"며 "(오 후보가) 갑작스럽게 흥분해 과격한 발언을 했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그런 일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전날예비역 병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군의 사기 저하 문제를 여성의 사회 진출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지금 여성의 사회 진출도 많고 하다 보니 (군 복무) 채용 가산점 같은 것이 없어지고 그래서 군을 지원하거나 복무하는 과정에서 사기도 많이 위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군 복무에 대한 보상과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왔으나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아킬레스건은 안정감 부족이다. 잦은 말실수가 차기 대선후보로서 자질·준비 부족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다.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라며 "실수인 줄 모른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대선후보로서 말 한마디의 중요함을 깨달아야 한다"며 "정체성, 도덕성, 정책과 관련된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지도자가 되기엔 부족하다는 판단을 받을수 있다"고 조언했다.

거기다 '고발사주' 의혹이라는 악재가 윤 전 총장을 위협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윤 전 총장 재직 시절 야당에 고발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관여한 정황을 파악해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넘겼다.

급기야 대선 정국 최대 이슈로 부상한 '대장동 개발 의혹'의 먹구름도 몰려드는 조짐이다. 윤 전 총장 부친의 서울 연희동 자택이 팔린 것이 대장동 의혹과 맞닿아 있는 것처럼 비친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누나가 집을 샀기 때문이다.

이래 저래 윤 전 총장에 대한 '불안 이미지'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윤석열 리스크'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장 교수는 "문재인 정권에 항거했다는 것만 갖고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며 "검증을 받아야하고 납득할 수 있는 해명과 대응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진 윤 전 총장 고비 때마다 지지층이 결집해 응원하는게 그간 여론조사 결과다.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윤 전 총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에겐 적잖게 앞서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윤 전 총장이 홍 의원보다 20%p 안팎의 격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본선 경쟁력, 정권교체 적임자'에 대한 확신 대신 의심이 커지면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이 윤 전 총장을 '손절'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한다는 여론이 과반을 차지하는 만큼 불안감을 지닌 윤 전 총장으로선 안된다는 공감대가 번지면 지지 철회 분위기가 고조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허범구 기자

허범구 / 정치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