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문턱 높여도 '역부족'…연말까지 '대출절벽' 이어지나

김지원 / 2021-09-27 11:33:12
주요 은행의 대출 문턱 높이기에도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아 추가 대출 여력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NH농협은행에 이어 추가로 가계대출을 중단하는 은행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된다. 당국도 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상향할 계획이 없어, 최소 연말까지 '대출 절벽'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대출 창구 모습. [뉴시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의 목표치에 육박하는 은행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민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3일 기준 168조9222억원 으로 지난해 말(161조8557억 원) 대비 4.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5~6%)를 넘지는 않았지만 한계치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월 이미 목표치를 초과해 일부 가계대출을 중단한 농협은행에 이어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도 지난 16일 기준 5%를 넘어섰다. 추석 연휴 직후 일부 신용대출이 상환되면서 4% 후반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6월 말(3.45%)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1%포인트 넘게 상승한 수치다.

이에 국민은행은 29일부터 전세자금대출과 집단대출 등의 한도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29일부터 전세대출의 한도를 '임차보증금 증액 범위 내(대출 한도 2억 원)'로 제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다음달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별도 통보시까지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상품 신규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출 한도 축소 조치 이후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일부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정부가 제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5~6%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5대 은행이 목표치에 맞추기 위해 연말까지 추가로 취급할 수 있는 대출 금액은 11조 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협은행은 이미 목표치를 초과해 주담대 등 취급 중단 조치에 나섰고, 그 대출 수요는 타행으로 쏠리며 가계대출 제한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그간 은행들은 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우대금리를 없애 대출금리를 높이고, 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 대책을 시행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06%로, 이미 연초(2.74%) 대비 0.32%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대출 옥죄기로도 가계부채 급증세를 억제하기 어려워지자 은행들은 실수요자 비중이 높은 전세대출 한도까지 줄이는 조치를 취하는 등 점점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는다면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농협은행에 이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대출 제한으로 타행으로 대출 수요가 전이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다음달 중 추가 대출 규제 발표를 준비하고 있어 대출 절벽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당국의 추가 규제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조기 적용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직 60%까지 적용되는 제2금융권의 DSR을 40%로 적용하는 규제를 앞당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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