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 제보자 미궁…전현희 "신상캐기는 처벌대상"

허범구 기자 / 2021-09-10 10:13:31
공익신고자 지목에 반발했던 조성은 씨 "얘기 못해"
작년 최강욱 고발장 쓴 野 법률지원단 변호사도 거론
제보자 자처 인물 등장 "김웅이 고발장 접수하라했다"
전현희 "보호조치 개시하면 신분노출 행위 형사처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을 인터넷 매체인 '뉴스버스'에 제보한 인물은 누구일까.

정치권과 언론은 제보자 신원 확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보자 입에 따라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도가 출렁일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번 의혹에 연루된 당사자, 관련자가 함구하거나 답변을 피해 복잡한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권익위 전현희 위원장은 10일 방송에 나와 '제보자 신상캐기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9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일 의혹이 제기된 뒤 정치권에선 조성은 씨가 제보자로 지목됐다. 조 씨는 지난해 4·15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이었다. 고발 사주 의혹의 키맨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는 'n번방 TF'를 함께 했다.

그간 손준성 검사가 작성한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김 의원이 받아 조 씨에게 줬고, 조 씨는 뉴스버스에 제보했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했다. 조 씨가 검찰에 공익신고서와 관련 자료를 제출해 공익신고자 신분으로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는 얘기가 퍼진 것도 이 때문이다.

조 씨는 그러나 지난 8일 밤 페이스북에 제보자도, 공익신고자도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되는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국민의힘 측에서) 저를 공익신고자라고 몰아간다. 각종 모욕과 허위사실을 이야기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제보자도, 공익신고자도 아니다'라고 단언하지 않았다.

그런데 전날 한 언론과 통화에선 말을 흐렸다. "내가 제보자나 공익신고자인지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뉴스버스 관계자와 접촉했느냐'는 질문에도 "그것조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 지난해 4월 5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조성은(오른쪽) 선대위부위원장, 김웅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N번방 사건TF대책위원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같은 날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은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조 씨 실명을 거론하며 제보자 신원 확인을 수차 요구했다. 박 장관은 "제게 확인할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국민의힘에선 조 씨 외 다른 인물도 제보자로 거론됐다. 김 의원이 전달한 고발장이 조 씨를 거쳐 총선 당시 선대위 법률지원단에 있던 김모 변호사에게 들어갔고 그가 제보했다는 설이 돌았다.

지난해 8월 미래통합당 법률자문위원인 조상규 변호사도 후보에 올랐다. 조 변호사가 당시 작성했던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고발장 초안이 김 의원이 받았다는 의혹의 고발장과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조 변호사는 "제가 당에서 받은 내용은 김 의원이 전달했다는 초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작년 법률지원단장이던 정점식 의원이 고발장 초안을 당무감사실에 전달했고 당무감사실은 이를 당 법률지원단 소속 조 변호사에게 건넨 정황이 드러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 대선캠프에 속해 있다. 이준석 대표는 그동안 "고발장이 당으로 접수된 건 없다"고 자신해왔다. 두 사람 모두 곤혹스러운 입장이 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제보자를 자처하는 인물도 등장했다. 제보자 A 씨는 전날 오후 JTBC와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제보자이자 공익신고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안의 심각성이 크다고 느꼈다"며 "김 의원과 윤 전 총장 기자회견을 봤고 고민 끝에 제보자라고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대검에 고발장을 접수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전현희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 제보자 A 씨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의 색출 시도가 추후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법적 처벌의 소급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전 위원장은 소급 처벌 가능성에 대한 사회자 질문에 "나중에 권익위가 공익신고자가 맞다고 하고 보호조치를 개시하면 이 분들이 다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밝혔다.

공익신고자 지위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추후 권익위가 하게 되지만, 제보자 A 씨가 최초 대찰에 신고를 한 시점으로부터 처벌을 소급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 위원장 설명이다.

전 위원장은 "권익위에 보호조치가 신청되지 않은 이상 (신고자 보호의) 대외적인 효력은 없다"면서도 "다만 향후에 제보자가 권익위에 보호조치를 신청해서 보호조치가 개시되면 신고했던 시점으로 보호조치의 효력이 발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대검이 (공익) 신고가 접수됐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지 않을 경우, 그런 사실을 모른 언론이나 정치인, 관계자들이 제보자의 신분을 노출하는 행위를 했을 때 나중에 보호조치를 개시하면 다 형사처벌이 될 수 있다"며 "대검이 이런 사실을 알려준 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먼저 언론에 제보를 하고, 같은 내용을 나중에 정식 공익신고를 할 경우에도 공익신고자 지위 인정에 문제가 없냐는 취지의 사회자 질문에 "언론에 제보한 이후 신고 기관에 신고를 했을 경우 절차에 따라서 공식신고자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언론제보 내용과 신고기관의 그(신고) 내용이 동일하고, 다른 증거 자료가 없을 경우 공익신고자로 보지 않고 종결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아직 이분이 (보호조치 신청을 위해) 권익위로 찾아오지는 않은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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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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