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이재명 대세론'…충청 완승, 본선 직행 파란불

허범구 기자 / 2021-09-05 13:48:54
과반득표로 '민심=당심' 확인…남은경선 대세론 바람
1차 슈퍼위크 압도시 내달초쯤 결선없이 본선행확정
李, 본선 겨냥 행보 예상…정책경쟁, '저강도 차별화'
이낙연, 반전 계기 절실…정세균과 단일화 불가피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세론'의 날개를 달았다.

지난 4일 대전·충남에 이어 5일 세종·충북까지 '충청권 대첩'에서 과반 득표로 완승한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가 5일 오후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북·세종 순회경선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지사는 이날 세종·충북 순회경선 투표 합계 결과 54.5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전날 대전·충남(54.81%)에 이어 또 과반 압승을 거둔 것이다. 두 곳 합계 득표율은 54.72%. 이낙연 전 대표는 28.19%. 이 지사는 대선후보 경선 첫 승부처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민심=당심'으로 대세론 입증…친문 당원들 '반이재명' 정서 희박 

그간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 지사는 범진보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50% 안팎의 지지율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민심' 차원에선 대세론을 구축한 셈이다. 그러나 당심은 민심과 다를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지난 대선 경선 이후 비주류인 이 지사에 반감을 지닌 친문 당원들이 여전히 많을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그러나 권리당원이 대거 참여한 두 차례 충청지역 경선 투표에서 이 지사는 과반의 지지를 받았다. 당심도 민심과 같았다는게 이번 경선 결과다. 여론조사가 아닌 실제 투표에서 '이재명 대세론'이 입증된 것이다.

친문 당원들 사이에 '반이재명 정서'가 희박해졌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 지사로선 우려했던 변수 중 하나가 사실상 제거된 것이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더불 스코어 차로 압승할 것이라곤 이 지사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지역 순회경선에서 당원들이 이 지사를 밀어준 건 본선 경쟁력을 중시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스윙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은 '민심 바로미터'로 불리는 중원이다. 게다가 이번에 경선후보를 내지 못했다. 특정 인물을 밀어줄 이유가 없어 '본선에서 이길 후보'가 표심을 얻었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런 만큼 충청발 대세론 바람은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심리를 자극하며 상승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사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 "나는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물론 충청 경선 결과가 전체 투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안된다. 이낙연 전 대표는 "앞으로 갈길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반 완승의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무엇보다 1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가 이달 둘째주 시작된다. 시차 상 충청 경선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64만여명의 국민·일반당원 투표 결과가 한꺼번에 공개되는 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가 승부의 중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이 전 대표를 비롯한 추격자들이 서둘러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이 지사가 대세론을 굳힐 가능성이 높다. 오는 25일(광주·전남), 26일(전북) 호남 경선은 최대 승부처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30~40%가 밀집한 호남은 수도권 민심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준다. 

이 전 대표는 출신지인 호남 경선 결과를 반전의 계기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대세론'이 확산되면 호남 당원은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기울 공산이 크다.

이재명, 경선보다 본선에 초점…이낙연·정세균 단일화 불붙나

이 지사는 충청 완승으로 자신감을 갖고 경선보다 본선에 초점을 맞춰 대권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쟁점을 놓고 경쟁자들과 싸우기보다 정책·공약 경쟁에 주력하는 모습이 예상된다.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원팀 기조'를 유지해 본선 채비를 탄탄히 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해 '저강도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심 이반을 부를 수 있는 현 정부 정책 추진이나 여당 내 강경파 주도의 입법 독주에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박빙 내지 근접을 기대했던 2등 이 전 대표는 급하게 됐다. 당장 이 지사를 따라잡아 역전하는 게 버겨워졌다. 결선 투표까지 끌고가 후보 간 합종연횡으로 되치기하려던 구상도 불안해졌다. 이 지사가 과반 득표의 기세를 이어가면 '결선 플랜'은 무용지물이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들이 5일 오후 충북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충북 순회경선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뉴시스]

이 대표는 그간 '도덕성 검증'을 명분으로 '무료 변론' 규명 등을 요구하며 이 지사를 거세게 압박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네거티브' 선거전이 먹히지 않은 것이다. 기존대로 갈 것이냐, 전략을 수정할 것이냐. 기로에 선 이 전 대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대의원 투표에서 이 지사와 격차를 좁힌 게 그나마 위안이다. 

이 전 대표가 빼들 수 있는 반전 카드는 단일화다. 지역(호남)이 겹치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순위 대상이다. 나머지 후보들은 득표력이 떨어져 단일화가 이뤄져도 효과가 적다.

그러나 정 전 총리는 이 전 대표와의 단일화 구애를 물리치며 확고한 완주 의지를 보여왔다. 이 전 대표는 정 전 총리의 마음을 돌릴 묘책을 찾아야한다.

정 전 총리가 단일화 제안을 걷어찬 건 충청 경선 전 일이다. 정 전 총리가 10%도 안되는 득표율로 3등에 머문 건 초라한 성적표로 평가된다. 당내 지지기반이 비교적 단단해 '조직표 우위'가 예상됐으나 기대 이하였다. 이날 세종·충북 경선에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도 밀려 3위 수성도 험난한 상황이 됐다. 타개책이 없으면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경선을 계속 하는 건 무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와의 단일화 추진이 '명분 있는 출구' 전략이 될 수 있다.

與 대선후보 '매직넘버'는 55만…이재명, 결선 없이 본선 직행하나

이 지사가 과반 득표로 완승하자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캠프 내에서 커지고 있다. 그러면서 본선 직행 '매직넘버'가 얼마일지가 주목된다.

이날 현재까지 선거인단으로 약 190만명이 등록했다. 남은 등록 기간을 감안하면 최종 수치는 250만명에서 220만명 안팎으로 하향조정되는 분위기다.

매직넘버는 투표율 변수를 고려해야한다. 일단 50% 투표율을 기준으로 하면 투표인원은 약 110만명. 매직넘버는 그 절반인 55만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날 충청 경선 투표율 합계는 50.2.%였다.

이 지사가 충청 과반 득표한 여세를 몰아 64만여명 투표 결과가 공개되는 '1차 슈퍼위크'를 압도하느냐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1차 슈퍼위크에서도 과반 득표가 이뤄지면 대세론이 일찌감치 굳어지게 된다. 이럴 경우 10월 3일 2차 슈퍼위크에서 매직넘버 확보가 가능하다. 결선 없이 본선행이 확정되는 것이다.

2017년 경선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첫 경선 지역인 호남에서 60.2%의 득표율로 압승한 뒤 결선투표 없이 조기에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재명 캠프 측은 "1차 슈퍼위크에서 차이를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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