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된 금융불균형 해소하는데 시간 많이 걸릴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과 관련해 "금리를 이번에 올렸지만, 지금의 금리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밝혔다.
향후 점진적으로 통화 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관련해서는 "서두르지도 지체하지도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기준금리를 기존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로 내린 지 1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날 주상영 위원이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5월 전망치인 4.0%를 유지했다. 한은은 코로나 4차 대유행의 경제적 영향이 학습효과로 인해 초기 확산기보다 크지 않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등 정책효과와 수출 호조 등으로 상쇄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이번에 올렸지만, 지금의 금리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기 때문에 이번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의 기조적인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로 그런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금리 인상이 가계 대출 증가와 집값 상승 억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경제 주체들의 차입 비용이 높아지고, 위험선호 성향을 낮추게 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나 주택가격 오름세를 둔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집값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예를 들면 정부의 주택 정책이 있을 수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주택 수급 상황이다. 경제 주체들의 자산가격 상승 기대 등까지 복합적으로 작용되기 때문에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정책의 접근도 필요하겠지만 정부의 여러가지 정책이 효과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금융불균형 완화 등을 위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금융불균형 누적을 완화시켜 나가야겠다는 필요성 때문에 이제 첫발을 뗀 것이다. 금융불균형이 이번 조치의 하나로 해소되거나 하는 것은 당연히 아닐 거고, 금융불균형에 저금리도 분명히 영향을 줬지만 저금리 외에 다른 요인도 같이 작용을 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해소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릴 거고 통화정책 대응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정책도 같이 뒤따라야 된다."
—금융불균형은 통화정책이 아닌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대응해야 되는 것 아닌가
"금융불균형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맞다. 실제로 감독 당국이 거시건전성 규제를 강화해온 것도 사실이다. 감독 당국이 오랫동안 규제를 강화해 왔지만, 경제주체들의 위험선호, 차입에 의한 수익추구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 거시건전성 규제가 지금보다 더 강화된다 하더라도 저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같이 있다면 거시건전성 정책의 효과는 제약될 수밖에 없다. 금융불균형 해소가 상당히 시급한 과제인데 이것을 해소해 나가기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과 함께 통화정책적 대응이 동반돼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향후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는데, '점진적'의 의미는
"현시점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지체하지도 않겠다가 '점진적'의 의미다. 추가 조정의 시기는 가장 큰 변수가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서 그것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그다음에 예상한 성장경로가 그대로 이어질지, 또 주요국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변화는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준다. 또 금융불균형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런 것을 보고 금통위원들이 고민의 고민을 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씀드린다."
—최근 두 달간 진행된 코로나 4차 유행이 올해 성장률에 끼친 영향은
"이번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은 소비에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소비 둔화를 가져오지만,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저해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카드 지출액이나 이동량과 같은 고빈도 지표를 보면 이번 코로나 확산기에는 대면서비스 관련한 카드 지출은 감소했지만 과거의 확산기, 특히 감염병 초기의 작년 봄과 비교해보면 부정적 영향이 그때보다는 상당히 적다. 이를 학습효과라고 보고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을 4.0%로 유지했는데 경제 전망에서 주요하게 고려한 것은
"이번 경제전망을 할 때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될건지를 가장 중요하게 내다봤다. 정부 방역당국은 지금의 확산세는 9월까지 진행되고 10월부터는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방역대책도 달라지지 않겠냐고 발표했는데, 그런 전망에 기초했다. 바이러스 위기라는 것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 수 있고, 보건 위기의 특성을 감안할 때 코로나19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본다. 소비에는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추경(추가경정예산)이 성장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현 수준의 코로나19 상황이 더 이어진다면 금리 정상화 방침도 달라질 수 있나
"지난달 금통위 회의 이후의 가장 큰 변화는 코로나 재확산이었다. 그렇지만 코로나 재확산의 그 숫자보다도 그것이 경제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느냐를 보게 된다. 확진자 수보다도 정부의 방역 대책이 경제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를 본다. 정부 방역당국의 전망을 참고했다고 했는데, 만약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전개되고 정부 대응이 이루어진다면 그때 가서는 경기상황에 대한 판단을 다시 한번 해봐야 된다."
—기준금리 연 0.75%는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인지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지금의 금리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다. 현재 통화금융 상황은 경기나 물가를 감안해서 같이 판단하는데, 그러한 경기나 물가 상황을 감안했을 때 현재 통화금융상황도 여전히 완화적이다. 완화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실질 금리 수준인데,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실질금리 수준은 큰 폭의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당연히 우리가 추정하는 중립금리보다도 여전히 낮은 수준에 있다."
—금리 인상으로 소비, 투자에 부담을 주면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지 않느냐
"이론적으로 보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소비, 투자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당연히 있다. 그렇지만 지금 현재 우리가 금리를 이번에 올렸지만 지금의 금리 수준은 여러 가지 경우를 보더라도 여전히 완화적이다. 실질금리 수준은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고 그다음에 유동성 공급 상황, 민간신용 추세, 이런 것을 감안해 볼 때 금융 상황은 여전히 완화적이기 때문에 이번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의 기조적인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로 그런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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