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관용차 뒷자리서 '불륜'…유엔대표부 외교관 비위 의혹

탐사보도팀 / 2021-08-13 11:44:31
공관 운전기사, 손해배상 소장에 외교관들 꼴불견 적시
외교관 아내, 면세카드로 친구들과 명품 쇼핑 하기도
외교부, 유엔대표부 비위 의혹들에 대해 "모르는 일"
재외공관인 주유엔 대한민국 대표부(유엔대표부) 고위 외교관이 관용차를 타고 다니며 불륜을 저지르는 등 공관 기강 해이가 심각한 정황이 드러났다.


재미 언론인 안치용 씨에 따르면 유엔대표부에서 지난 5년간 운전기사로 일한 남 모(61) 씨는 조현 유엔대표부 대사 등을 상대로 지난 7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공무와 전혀 관련 없는 쇼핑 등 외교관과 그 가족들 개인 일정에도 관용차를 운행했지만 이에 따른 임금은 받지 못했다는 게 남 씨 측 주장이다.

남 씨의 소장에는 고위 외교관의 비위 행위로 보이는 정황도 적시됐다. 남 씨는 초과근무를 입증하기 위해 소장에 근무 내용과 날짜, 장소 등을 상세히 적었다.

특히 A 공사는 성비위 의혹이 제기됐다. 남 씨는 2018년 3월27일 A 공사를 내연녀와의 점심 약속 장소에 데려다줬다. 남 씨는 관용차에서 대기하다가 식사를 마친 A 공사와 내연녀를 태우고 내연녀의 아파트로 갔다. 이 둘은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이동하는 내내 스킨십을 했다. A 공사는 내연녀의 아파트에 올라갔다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남 씨에게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 주유엔 대한민국 대표부 소속 외교관의 관용차를 운전한 남 모 씨의 소장 중 A 공사의 불륜 의혹이 적시된 부분. [탐사보도팀]

외교관 특권이 사적 영역에 사용된 정황도 드러났다. 남 씨는 B 공사의 아내가 LA에서 놀러 온 친구들과 쇼핑하는 날에도 관용차를 운행했다. 이들은 명품 가방을 사 들고 차로 돌아왔고, B 공사의 아내는 친구들에게 외교관 면세카드 덕분에 돈을 아꼈다고 말했다.

남 씨는 이처럼 업무 중 부당한 지시를 받았다며 유엔대표부에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UPI뉴스는 남 씨 주장의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유엔대표부에 지난 12일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 응대 직원은 "잘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현 대사와의 통화 요청에는 "외부 일정 때문에 어렵다"고 답했다.

▲ 조현 유엔대표부 대사가 2020년 10월1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재외공관 영상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외교부는 유엔대표부 외교관의 비위 의혹을 전혀 모르는 낌새다. 외교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남 씨의 소송에 대해 지난 11일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다음 날인 12일에는 "감찰담당관실에 문의했지만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됐다"고 했다.

비위 의혹이 드러난 A 공사와 B 공사가 현재 외교관으로 근무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교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외교관의 근무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A 공사와 B 공사는 이번 소송과 별개로 근무지를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A 공사는 주미합중국 대한민국 대사관 소속, B 공사는 주러시아연방 대한민국 대사관 소속으로 출석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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